광주 대인시장, 전주 한옥 야시장, 부산 부평깡통 야시장 등 야(夜)시장이 전통시장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야시장 규모를 확대하거나 신규 개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50∼60대 아줌마들의 로망인 가수 남진의 이름을 딴 ‘남진 야시장’이 목포 자유시장에 들어선다.

목포시는 지난 7월 안전행정부가 특색있는 야시장 운영을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모한 ‘전통시장 야시장 조성사업’에 응모해 전국에서 인천, 부여 경주, 제주 등과 함께 최종 대상지로 선정됐다.

특히 이번 사업 선정은 윤진보 부시장의 숨은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남다르다. 윤 부시장은 지난 8월 끈질긴 설득 끝에 가수 남진(본명 김남진) 씨로부터 명칭 사용 승낙서를 받아냈다. 또 안전행정부를 방문해 국·과장들을 대상으로 목포시 선정의 당위성을 집요하게 설명한데 이어 9월 열린 최종 심사에서는 직접 PPT(파워포인트) 설명에 나서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 이로 인해 시는 지난 13일 대상지로 최종 선정되는 쾌거와 함께 안행부로부터 사업비 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야시장이 들어설 자유시장은?=자유시장은 목포 시민들에게 ‘도깨비 시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도깨비 시장의 원조는 지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목포역 인근에 위치해 무안 임성, 사창, 몽탄, 일로에서부터 함평에 이르기까지 열차를 이용해 싱싱한 농산물을 싣고 온 노점상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가 오전 10시 무렵이면 시장이 오간데 없이 사라져 버린 데서 유래됐다. 이후 삼학동 구 자유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1999년 현재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자유시장의 규모는 220개 점포에 상인회 소속 상인들만 260여명에 이르고 80여 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완비하고 있다.

원도심과 신도심의 중간 지대에 위치해 접근성이 쉽고 주차가 편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점포가 온누리 상품권 가맹점으로 가입돼 있으며 신용카드 가맹점도 80%를 넘어 소비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무료로 배송해 주는 ‘무료 배송 서비스’와 고객이 불만족할 땐 전액 환불하거나 교환해주는 ‘고객 불편신고센터’도 자유시장만이 갖는 특징이다.

이 같은 외적 특·장점 외에 내적으로 시장 옥상에 각종 공연과 노래자랑 등을 펼칠 수 있는 ‘야외 무대’를 갖춰 문화향수를 달래주고 상인들의 신청곡을 들려주는 ‘도깨비 방송국’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유시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문전성시’ 사업에 선정돼 지난 2009년∼2011년까지 국비·시비 등 총 12억7000만원을 지원받아 46개 사업을 펼쳐 전통시장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 돼왔다.

◇야시장 추진 계획=야시장의 공식 명칭은 ‘저 푸른 초원위에 님과 함께 남진 야시장’이다. 시는 남도 야시장을 역사·문화·관광자원 및 특산품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 관광형 시장’으로 육성해 내수 활성화는 물론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야간 관광명소로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목포 5미(홍어, 민어, 낙지, 갈치, 꽃게) ▲별미 5선(쑥꿀레, 코롬방 바케트, 팥빙수, 못난이 빵, 시장 닭강정) 등 향토 명품을 활용해 취급 품목을 다양화시킬 계획이다.

또 ‘항구도시’의 특색을 살린 옛 선창 선술집을 연상시키는 1970년대 선술집 거리를 조성하고, 와인칵테일 바, 막걸리 퓨전 바, 세계 맥주 바 등도 들어선다. 지역 예술인들의 참여유도를 위해 수채화, 유화, 목공예품 등의 작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이와 함께 목포가 고향인 가수 남진을 컨셉으로 한 건축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1960∼70년대 복고풍의 조명 설치는 물론 전문가 컨설팅을 통한 디스플레이로 시장의 품격을 높이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국비 5억원을 비롯해 도·시비 5억원 등 총 10억원이 투입된다.

윤진보 부시장은 “기본계획과 실시설계에서부터 마케팅 전략, 운영 프로그램, 이벤트 행사 등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마련을 위해 11월 중에 일괄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하반기에 야시장이 개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전통시장의 특색을 살리는 동시에 소비자의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게 기본 구상”이라며 “시장 운영에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체험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특색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를 만들어줘 ‘목포하면 남진 야시장이 떠오르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는=야시장은 관광객들이 목포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하고 목포의 이미지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키는 또 하나의 관광 인프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목포시의회 관광경제위원회 조요한 위원장은 “앞으로 야시장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목포시가 관리를 철저히 해 환경위생문제나 음식의 질, 가격의 저렴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 이후 북항 회타운이 들썩거렸지만 앞서 언급한 문제를 도외시해 결국은 관광객 유치에 찬물을 끼얹었던 전철을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게 그 이유다.

자유시장 상인회 주상옥 회장은 “야시장 프로젝트에 선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자유시장은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면서 “진짜 전통시장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게 특화시켜 나간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