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주요 보직 간부공무원들이 단순 여행을 목적으로 무더기로 연가를 내고 외유를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목포시에 따르면 M산악회 소속 회원 22명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관광을 다녀왔다.

이번 외유에는 도시건설국장을 비롯해 감사실장, 회계과장, 건축행정과장, 원도심사업과장 등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실국과장 다수가 17일과 20일 동시에 연가를 내고 동행했다.

이들은 동호회 친목도모 차원에서 연가를 내고 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요 보직을 맡은 간부들이 연수가 아닌 단순 외국여행을 떠나기 위해 작정을 하고 동시에 연가를 내면서까지 행정 공백을 초래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보직간부들의 경우 연가를 가더라도 재난이나 재해 등 긴급 위기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비상연락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지만, 사실상 이를 무시해 공직기강이 해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해당 실국과장 가운데 일부는 “연가는 필요할 때 쓰라고 있는 것이고 연가를 내고 취미활동 차원에서 다녀왔는데 그런 것도 문제냐”는 식으로 항변할 뿐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는 M산악회에 연간 시민혈세 28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M산악회에는 이들 실국과장들을 포함해 9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시청 안팎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다.

민선시대 초기 ‘목포시청내 하나회’로 오명을 떨쳤던 ‘정인 산악회’가 떠올라서다. 이 산악회는 민선 5기 시절까지도 인사철만 되면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에 오르내리면서 지탄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시청내 한 간부는 “누가 이끄느냐가 문제겠지만 청내서 말 꽤나 하는 사람들은 이 산악회에 다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특별한 공동체를 꿈꾸며 ‘제2의 하나회’로 명맥을 이어가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M산악회 회장인 A과장은 “시 산악회의 경우 1990년대부터 활동을 해왔지만 외국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어 지난 4월부터 계획을 세웠으나 ‘세월호’ 사건으로 계속 연기하다가 이번에 다녀온 것”이라면서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을 전후해 다녀왔으며 주요 보직 간부공무원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비운 점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