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잘 가지 않고 집에서 레몬차를 뜨겁게 마시거나 푹 쉬고 땀을 내는 정도의 자가치료를 많이 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한약과 거의 유사한 허브티 같은 대체 의학이 감기치료에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실제 감기에 대한 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치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통증이 있으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식인데, 증상의 정도나 종류에 상관없이 꼬박 1주일이 지나야 낫는 게 특징이다.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걸렸다 하더라도 최대한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겠다.

감기는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발열·오한·두통·기침·콧물 등 여러 증상을 가진 질환인데, 바이러스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성이 강해지므로 똑같이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어도 그 당시 체력과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가볍게 지나가고 아닌 사람들은 심한 감기 증상으로 고생하게 된다.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인체가 그에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 때문에 면역력이 저하될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영하에 가까운 추위가 있는 시간대에는 반드시 보온이 잘 되는 옷을 입어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환경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물리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머리가 아프거나 오한이 들면서 콧물이 좀 나는 등 초기 감기 증세가 있을 때에는 뜨거운 차를 계속 마시고 몸을 따뜻하게 해서 약간의 땀이 나게 해주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 감기는 풍, 한이라는 외부의 나쁜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발생한다고 본다. 이 풍, 한 사기는 땀을 통해서 배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르기 때문에 발한법을 초기에 쓰는 것이다.

몸도 많이 아프면서 목까지 같이 아플 정도로 초기 증상부터 중증이라면 한약 처방을 받는 게 좋다. 한의원에서 감기치료도 모두 보험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에 맞춘 보험 한약 처방을 받아 복약을 한다면 쉽게 감기 증상을 이겨낼 수 있다.

목감기부터 시작해서 열이 많이 나고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편도가 붓는다면, 이때는 염증이 급성으로 심하게 온 경우이므로 양약인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게 좋다. 또 비타민과 수분 섭취량을 대량으로 늘리면 감기 예방과 증상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레몬차나, 유자차, 생강차 등 비타민 함유량이 많은 차를 따끈하게 자주 마시고 온수를 수시로 마셔서 탈수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소화기도 전반적으로 기능이 약화된다. 감기 시에 너무 기름지고 단단한 음식이나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되면 쉽게 체하거나 장염 유사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와 회복기에는 소화되기 쉬운, 부드럽고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동의보감에는 증에 맞는 한약을 복약하되 그 복용법까지 상세히 나와있다. 약을 복용한 후에는 미음을 뜨겁게 한사발 먹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쓴 채 땀을 약간 내야 한다는 내용이 그 예이다. 이것은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 및 사후관리까지도 치료의 연장으로 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약이든 양약이든 복약 후 다시 과로를 하고 찬바람을 맞게 되면 감기는 일주일로 끝날지 몰라도 그 후유증으로 오랜 시간 기침을 하거나 기관지염, 폐렴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사소한 증상 하나도 몸에서 보내는 신호이므로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내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습관을 평소에 들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