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온 세상을 온통 하얗게 수 놓았다. 누구든지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등산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겨울 등산은 평소와 다르게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폭설이 내린 이후 겨울 산행은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능선 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평소보다 몇 배의 추위를 느끼게 하고 해도 빨리 떨어지기 때문이다.

겨울산행은 아이젠, 스패츠, 방수장갑, 방한모자는 필수품이다. 무엇보다도 산행 이전에 당일의 날씨와 산행로 정보를 확인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될 수 있으면 혼자 산행을 하지 말고 3명 이상 경험자와 동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겨울철 등산에서 특별하게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먼저, 산행 중에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저체온증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을 말한다. 겨울철 산행은 평소와 다르게 바람이 세고 일찍 해가 지기 때문에 평소의 옷차림으로 등산하다가 저체온증에 빠져들기 쉽다. 체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면 처음에는 오한 증세가 나타나며, 체온을 높이기 위해 몸부림을 한다.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고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의식까지 희미해진다. 심해지면 사지마비, 호흡중단, 심장마비까지도 올 수 있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겨 더 이상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가까운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해야 한다. 무엇보다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낮아지면 지체 없이 산행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산행 중에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 낙상으로 인한 척추 압박골절이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히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골다공증은 골다공증 자체의 문제보다는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압박 골절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젊은 사람들은 추락이나 교통사고 등 심한 외상으로 발생하지만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벼운 충격으로도 압박골절이 발생한다. 엉덩방아를 찧거나, 가벼운 물건을 들다가 삐끗하거나 심지어는 기침 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 허리 통증이 갑자기 심해진 경우, 엉덩방아를 찧거나 가벼운 외상을 당한 경우 등은 압박골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골다공증으로 인해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보조기를 차거나 몇 개월 동안 침대에 누워서 뼈가 붙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개발되어 시술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다. 척추성형술은 주사기로 인공 시멘트를 넣기 때문에 30분 정도 짧은 시간에 흉터도 없고 간단하게 시술한다. 특히 전신마취 없이 부분마취로 시술하기 때문에 80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눈이 내리는 날은 어디든지 떠나고 싶을 것이다. 아름다운 설경과 함께 산행을 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철저하게 건강을 체크하고 자기의 상태에 맞는 산행을 한다면 아름다운 계절을 더욱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겨울철 산행에서 최고의 적은 자만이다. 겨울철 산행에서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겸손한 자세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인간은 거대한 자연을 정복할 수 없다.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겸손한 자세로 겨울철 산행을 한다면 안전사고도 예방하고, 자연도 즐기면서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는 1석3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