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뇌출혈, 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는 고혈압성 망막증 그리고 대동맥박리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무서운 질환으로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임상적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서서히 심혈관계 합병증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6억여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고, 우리 나라에서도 단일 질환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병이다. 그런데도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진단조차 받지 않아 본인이 고혈압 환자인 줄 모르고 있으며 질병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인식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고혈압학회의발표에 따르면, 치료 중인 40∼69세 고혈압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이 자신이 고혈압 상태라는 사실을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를 받고 있었던 환자라고 하더라도 15%는 의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성인은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하며,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경우로 정의된 고혈압으로 진단되면 즉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의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찍 치료를 시작해서 꾸준히 일생 동안 실행하는 것이며, 치료의 목표는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다.

치료방법은 크게 생활용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모든 고혈압 환자는 혈압의 정도와 관계없이 일단 생활요법을 실시해야 하며, 환자가 일정 기간 동안 생활습관을 개선한 후에도 수축기혈압이140mmHg 이상 또는 확장기혈압이90mmHg 이상인 경우에 강압제 투여를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약물요법과 함께 생활요법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생활요법에는 염분섭취의 제한, 체중감량 및 칼로리 제한, 콜레스테롤 섭취의 제한과 같은 식이요법, 운동요법, 정신적ㆍ신체적 안정 및 이완 요법, 금연 그리고 금주 및 절주 등이 있다. 요즈음 이러한 생활요법의 일환으로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들을 자주 대할 수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철, 특히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활동을 할 때는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차가운 환경에 노출된 경우에코티솔, 알도스테론과 같은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되고, 교감 신경의 긴장도가 증가돼 혈관이 수축될 뿐만 아니라 혈압이 상승한다는 사실은 실험적으로 증명됐다.

실제 혈압을 측정해 보면, 여름에 비해 겨울에 보다 높은 계절적 변동과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수축기혈압은13mmHg 정도, 이완기혈압은6mmHg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특히 겨울철에는 고혈압의 합병증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통계청 자료를 기초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의 고혈압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에 33%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고혈압 합병증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2월 사이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에 따른 이러한 혈압 변화는 고혈압 환자, 노인, 마른 체형 등에서 특히 더 잘 나타난다. 결국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에도 적절한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외 활동을 할 때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하며, 새벽이나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오르는 낮 시간에 활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체조나 실내자전거 타기, 따뜻한 햇볕이 쪼이는 낮에 걷기나 달리기 등이 겨울철에 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