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주거지역 용도변경 재추진 ‘시끌’
2015년 02월 23일(월) 00:00 가가
10년 넘게 미분양 방치 목포 옥암지구 대학부지
목포 옥암지구 대학부지 전경. 목포시는 시민들의 여론조사를 거쳐 대학부지 19만6793㎡ 중 3분의 2(4만여평)를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변경 절차를 재추진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10년 넘게 미분양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목포 옥암지구 대학부지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목포시가 지난 2011년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됐던 용도변경 절차를 재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목포시는 시민들의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대학부지 19만6793㎡(5만9530평) 중 3분의 2(4만여 평)가량을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 변경해 매각할 계획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목포시의 대학부지 용도변경 재추진 배경과 시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문제점은 없는지를 짚어봤다.
◇용도변경 재추진 속내는=목포시는 사실상 대학유치가 불가능한 점을 들어 용도변경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고 3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한 대안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명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시는 여론조사 카드를 꺼냈다.
도시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대학부지는 옥암동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목포시민 전체에 관한 문제’라며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3개월에 걸쳐 1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전문가와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활용방안에 대한 2차 설문조사를 지난달 31일 마무리했다.
문제는 여론조사를 일조권이나 난개발의 이해당사자인 한국 아델리움, 골드 클래스, 한라 비발디 1500여 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삼지 않고, 시민 전체로 확대한 것은 수요 조사 결과를 목포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꼼수’가 아닌 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는 시민을 대상으로 자연녹지를 용도 변경해 의료시설을 비롯해 체육시설, 상업시설, 공공복지시설, 문화시설 등 5가지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의견을 묻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시민 4000명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67명이 응답했다.
이 가운데 옥암·부주동 주민은 229명이었다. 응답자 87.3%가 ‘개발 필요성’에 찬성했으며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6.6%에 그쳤다. 필요시설 우선순위는 문화시설이 34.7%로 가장 많았고, 편의시설(20.1%), 교육시설(18.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현재 자연녹지 지역인 대학부지가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 변경될 경우 건폐율은 현재 20%에서 50%로, 용적률은 100%에서 400%로 높아진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망권 침해와 난개발을 우려한 대학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로 입주한 만큼 당초 목적대로 부지의 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최종 설문조사 결과는 24일을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 관계자는 “시민들이 반대하는 개발을 하지 않겠다. 고도제한과 시설제한은 정확하게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 초 목포시의회 보고와 부주동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대학부지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용역을 진행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대학부지 용도 변경이 이뤄지더라도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소 1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제 토지 매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문제점은 없는가=목포시의 여론조사가 용도변경의 당위성과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설문 문항에서부터 이 같은 속내가 엿보인다는 게 시의회 노경윤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3일 실시된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노 의원은 “설문 내용이 어려워 읽어봐도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주민 설명회라면 목포시가 안(案)을 가지고 나와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구체적 안이 없어 형식적 절차를 거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시장이 나서 대화를 해야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시의회 여인두 의원은 “설문조사가 실제로 ‘대학부지 용도변경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이곳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슨 시설이 들어오면 좋겠는가’라는 수요조사에 초점이 맞춰져 많은 사람의 동의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포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조사를 했다. 따라서 이번 설문조사는 변별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목포 문화연대·목포 환경운동연합·목포 포럼 등 시민단체들도 최근 성명을 내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옥암지구 자연녹지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개발계획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며 “목포시는 여론조사(설문조사)에 의한 여론몰이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부지활용과 부채청산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잘못된 여론조사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목포=임영춘·고규석기자 lyc@
목포시는 시민들의 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대학부지 19만6793㎡(5만9530평) 중 3분의 2(4만여 평)가량을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 변경해 매각할 계획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용도변경 재추진 속내는=목포시는 사실상 대학유치가 불가능한 점을 들어 용도변경을 통해 활용도를 높이고 3000억 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한 대안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명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시는 여론조사 카드를 꺼냈다.
도시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대학부지는 옥암동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목포시민 전체에 관한 문제’라며 전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0일까지 3개월에 걸쳐 1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전문가와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활용방안에 대한 2차 설문조사를 지난달 31일 마무리했다.
이번 조사는 시민을 대상으로 자연녹지를 용도 변경해 의료시설을 비롯해 체육시설, 상업시설, 공공복지시설, 문화시설 등 5가지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의견을 묻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가운데 옥암·부주동 주민은 229명이었다. 응답자 87.3%가 ‘개발 필요성’에 찬성했으며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6.6%에 그쳤다. 필요시설 우선순위는 문화시설이 34.7%로 가장 많았고, 편의시설(20.1%), 교육시설(18.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현재 자연녹지 지역인 대학부지가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 변경될 경우 건폐율은 현재 20%에서 50%로, 용적률은 100%에서 400%로 높아진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망권 침해와 난개발을 우려한 대학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분양가로 입주한 만큼 당초 목적대로 부지의 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최종 설문조사 결과는 24일을 전후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사업단 관계자는 “시민들이 반대하는 개발을 하지 않겠다. 고도제한과 시설제한은 정확하게 두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월 초 목포시의회 보고와 부주동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대학부지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용역을 진행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대학부지 용도 변경이 이뤄지더라도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소 1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실제 토지 매각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여론조사 문제점은 없는가=목포시의 여론조사가 용도변경의 당위성과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설문 문항에서부터 이 같은 속내가 엿보인다는 게 시의회 노경윤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3일 실시된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노 의원은 “설문 내용이 어려워 읽어봐도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주민 설명회라면 목포시가 안(案)을 가지고 나와 주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구체적 안이 없어 형식적 절차를 거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시장이 나서 대화를 해야 설득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시의회 여인두 의원은 “설문조사가 실제로 ‘대학부지 용도변경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이곳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슨 시설이 들어오면 좋겠는가’라는 수요조사에 초점이 맞춰져 많은 사람의 동의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포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조사를 했다. 따라서 이번 설문조사는 변별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목포 문화연대·목포 환경운동연합·목포 포럼 등 시민단체들도 최근 성명을 내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옥암지구 자연녹지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개발계획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했다”며 “목포시는 여론조사(설문조사)에 의한 여론몰이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부지활용과 부채청산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잘못된 여론조사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수요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목포=임영춘·고규석기자 ly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