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유달초등학교에 전시돼 있는 국내 유일의 남한산 호랑이 박제〈사진〉를 둘러싸고 이관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도 산림산업과가 최근 영광 불갑산에 내달 개관예정인 산림박물관으로 박제를 옮겨달라는 요청서를 유달초에 보내면서 논란이 불을 지폈다.

영광군은 불갑산에서 포획된 호랑이 박제인 만큼 산림박물관으로 이관을 원하고 있다. 반면 유달초등학교와 목포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보전을 위해서라면 목포자연사박물관으로 이관해 전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관 요청 공문을 받은 유달초는 지난 25일부터 학생·학부모·교직원·동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졸업 동문들과 지역주민들은 “영광으로 이관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유달초 최종근 교장은 “역사문화의 길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학교에 전시 중인 호랑이 박제가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가 충분하다”면서 “다음달 3일 열릴 예정인 학교운영위원회에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심의안건으로 상정해 최종 결정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이춘웅 목포문화원장은 “영광군의 협조와 정부 지원을 받아 한국산 호랑이를 복제시켜 새로 태어난 호랑이 한 쌍을 학교와 목포시에 기증한다는 약속을 받은 이후 산림박물관으로 보내 전시를 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광 불갑산에서 1908년 2월 농부에 의해 포획된 이 호랑이는 당시 암컷으로 몸통길이 160㎝에 몸무게가 약 180㎏였고 DNA검사결과 남한산 호랑이로 밝혀졌다. 당시 시가로 논 50마지기 값을 치르고 일본인 하라꾸지 쇼지씨가 구입했다. 국내에서는 박제 기술이 없어 일본에서 1년에 걸쳐 박제로 만든 후 1909년 기증해 106년째 전시되고 있는 유달초등학교의 상징이자 보물이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