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불법주차 넘치는데 시영주차장 ‘텅텅’
2015년 06월 08일(월) 00:00 가가
목포시 불법주차 단속 동행취재
목포시내 주요 도로의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선진 교통질서 의식확립이 절실하다. 목포시청 카메라 단속차량 내부(왼쪽)와 상가 주변 불법 주차단속 모습.
목포시 교통행정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최근 목포시 교통행정과는 기존의 위압적인 단속분위기를 탈피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0000호 차량 빨리 빼세요, 거기 주차하면 안 됩니다, 주행하세요”라는 식이었지만 “이곳은 주·정차 금지구역입니다. 선진 교통질서 확립에 시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는 친절모드로 안내방송이 바뀌었다.
이에 지난 3일 오전엔 카메라 단속 차량과 함께, 오후엔 수기 단속원들과 동행, 단속현장을 취재했다.
단속원은 모두 17명, 5개 조로 운영된다. 장비는 카메라 장착 차량 2대와 수기 단속차량 4대, 견인차 등 총 7대를 보유하고 있다.
주·정차 단속은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주·정차 위반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2시∼4시 사이다.
시청 내 구내식당에서 아침 회의. 교통지도 담당이 당일 열리는 행사에 대비해 업무를 분장하고 간단한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16호차에 탑승, 민원이 많은 구역부터 순찰에 나선다. 구 자유시장. 평소 2중 주차가 많은 곳이지만 의외로 한가하다. 9시40분, 동명동 농협 인근에 도착하자 황경미 단속원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안전지대에 주차된 차량 3대가 처음으로 적발되는 순간이다. 9시45분 교통행정과로부터 ‘목포고 부근 인도에 불법 주차 민원이 접수됐다’는 무전이 긴급 하달된다. 현장에 도착 하자 인도에 차량 5대가 주차돼 있다. 인도는 즉시 단속 대상이다.
동부시장. 2중 주차된 차량으로 일대가 어수선하다. 사이렌 소리에 급히 달려오는 사람들, 혼잣말로 욕설을 하는 건 예사. 아예 대놓고 퍼붓는다. 단속반에게 큰소리치는 적반하장도 있다. 한결같이 “급한 일 때문에…”, “주차한 지 5분도 안 됐다”고 항변한다.
단속하다 보면 별의 별 고초를 겪는다. 윤상영 단속원은 “얼마 전 강 모 단속원이 한빛초등학교 앞에서 단속을 하고 있는데 운전자가 흉기를 들고 쫓아와 도망치는 황당한 일을 경험한 적도 있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3호 광장 목포우체국 주변. 차량통행이 많은 교차로로 황색 복선 구간이다. 우회전 차량 흐름을 방해(일명 모퉁이 주차)하는 차량 두 대가 카메라에 찍힌다.
경찰서, 용해 2지구를 거쳐 역전으로 향한다. 구 신안군청∼차 안 다니는 거리 입구까지 가변차선이 운영되는 곳. 가변 차로 반대편에 주차된 차량 7대가 단속된다. 횡단보도에 버젓이 주차한 ‘배짱형’도 있다.
목포역 부근. 1t 차량을 이용한 노점상을 발견했지만 카메라로 찍지 못하게 물건을 이용해 번호판을 가려놓았다. 단속차량이 멈춰 서자 진열된 물건을 치우는 시늉을 한다. 단속차량이 떠나면 다시 장사하는 지능형이다.
적재함 뒷문을 내리거나 상자를 쌓아 번호판을 감추는 것은 애교수준. 번호판 일부라도 가리면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종이로 번호 하나만 가리고 아예 검은 봉지로 번호판을 덮어 놓는 얌체형도 있다고 한다.
시는 지역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12시부터 13시 30분까지 단속을 지양하고 있다. 오전 원도심에 이어 오후엔 수기 단속원들과 함께 11호차를 타고 신도심 지역을 둘러봤다.
갓바위 인근. 이 일대는 커피전문점들이 많아 주차난이 극심한 곳. 사이렌이 울리자 운전자들이 쏜살같이 튀어나온다.
이정섭 단속원은 “대체로 여성 운전자들이 단속에 강하다”며 “달려나오는 사람들 가운데 십중팔구는 여성”이라고 한다. 순발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범칙금에 민감하기 때문이란다.
평화광장 주변, 인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단속하다 실랑이가 벌어진다.
당초 3대였지만 두 번째 차량은 자필 서명을 받고 스티커 발부를 유예(서손처리)해 줬다. 뒤늦게 나타난 차량 운전자는 처음엔 호소형 자세를 취하다가 안 된다고 하자 “앞 차는 봐주면서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목청을 높인다. 막무가내로 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진다. 수기 단속원들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이라 무덤덤하지만 가끔 자식뻘 되는 젊은이들이 막말을 할 땐 서글퍼지기도 한단다.
롯데마트 부근. 이곳은 예고 후 20분 단속구간이다. 인근에 1시간 무료주차인 원형 시영 주차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변에 1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시영 주차장은 텅텅 비었다. 불과 30m 거리를 걷기 싫어하는 시민의식이 의심되는 광경이다.
오후 3시 30분 옥암 지구로 이동. 주변에 학교가 많아 어린이 보호구역이 집중된 곳. 이곳에서 적발될 경우 승용 6만4000원, 승합 7만2000원이 범칙금이 부과된다. B동 주민센터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제복을 입고 있어 쉬는 것도 여의치 않다. 시민들의 신고의식이 투철하기 때문이다.
신흥동 롯데 슈퍼와 장미의 거리 초입. 불법 주차된 차량만 20여대. 예고장을 발부하는 단속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옷가게 주인은 차량에 부착된 연락처를 보고 운전자에게 연락을 취하는 아량을 베푼다. 단속 중에도 슬그머니 주차하는 얌체족도 있다. 20분 후에 단속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6대의 차량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해정 교통지도 담당은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일부 운전자들의 얌체 행위가 도로 정체를 유발하게 된다”며 “운전자들 입장에서야 조금 불편하겠지만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 선진교통질서를 확립하는데 모두의 양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목포=글·사진 임영춘·고규석기자 yousou@
최근 목포시 교통행정과는 기존의 위압적인 단속분위기를 탈피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0000호 차량 빨리 빼세요, 거기 주차하면 안 됩니다, 주행하세요”라는 식이었지만 “이곳은 주·정차 금지구역입니다. 선진 교통질서 확립에 시민 여러분의 자발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는 친절모드로 안내방송이 바뀌었다.
단속원은 모두 17명, 5개 조로 운영된다. 장비는 카메라 장착 차량 2대와 수기 단속차량 4대, 견인차 등 총 7대를 보유하고 있다.
주·정차 단속은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주·정차 위반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오후 2시∼4시 사이다.
시청 내 구내식당에서 아침 회의. 교통지도 담당이 당일 열리는 행사에 대비해 업무를 분장하고 간단한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카메라가 장착된 16호차에 탑승, 민원이 많은 구역부터 순찰에 나선다. 구 자유시장. 평소 2중 주차가 많은 곳이지만 의외로 한가하다. 9시40분, 동명동 농협 인근에 도착하자 황경미 단속원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안전지대에 주차된 차량 3대가 처음으로 적발되는 순간이다. 9시45분 교통행정과로부터 ‘목포고 부근 인도에 불법 주차 민원이 접수됐다’는 무전이 긴급 하달된다. 현장에 도착 하자 인도에 차량 5대가 주차돼 있다. 인도는 즉시 단속 대상이다.
3호 광장 목포우체국 주변. 차량통행이 많은 교차로로 황색 복선 구간이다. 우회전 차량 흐름을 방해(일명 모퉁이 주차)하는 차량 두 대가 카메라에 찍힌다.
경찰서, 용해 2지구를 거쳐 역전으로 향한다. 구 신안군청∼차 안 다니는 거리 입구까지 가변차선이 운영되는 곳. 가변 차로 반대편에 주차된 차량 7대가 단속된다. 횡단보도에 버젓이 주차한 ‘배짱형’도 있다.
목포역 부근. 1t 차량을 이용한 노점상을 발견했지만 카메라로 찍지 못하게 물건을 이용해 번호판을 가려놓았다. 단속차량이 멈춰 서자 진열된 물건을 치우는 시늉을 한다. 단속차량이 떠나면 다시 장사하는 지능형이다.
적재함 뒷문을 내리거나 상자를 쌓아 번호판을 감추는 것은 애교수준. 번호판 일부라도 가리면 카메라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종이로 번호 하나만 가리고 아예 검은 봉지로 번호판을 덮어 놓는 얌체형도 있다고 한다.
시는 지역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12시부터 13시 30분까지 단속을 지양하고 있다. 오전 원도심에 이어 오후엔 수기 단속원들과 함께 11호차를 타고 신도심 지역을 둘러봤다.
갓바위 인근. 이 일대는 커피전문점들이 많아 주차난이 극심한 곳. 사이렌이 울리자 운전자들이 쏜살같이 튀어나온다.
이정섭 단속원은 “대체로 여성 운전자들이 단속에 강하다”며 “달려나오는 사람들 가운데 십중팔구는 여성”이라고 한다. 순발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범칙금에 민감하기 때문이란다.
평화광장 주변, 인도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단속하다 실랑이가 벌어진다.
당초 3대였지만 두 번째 차량은 자필 서명을 받고 스티커 발부를 유예(서손처리)해 줬다. 뒤늦게 나타난 차량 운전자는 처음엔 호소형 자세를 취하다가 안 된다고 하자 “앞 차는 봐주면서 왜 나만 단속하느냐”며 목청을 높인다. 막무가내로 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진다. 수기 단속원들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이라 무덤덤하지만 가끔 자식뻘 되는 젊은이들이 막말을 할 땐 서글퍼지기도 한단다.
롯데마트 부근. 이곳은 예고 후 20분 단속구간이다. 인근에 1시간 무료주차인 원형 시영 주차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변에 10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 시영 주차장은 텅텅 비었다. 불과 30m 거리를 걷기 싫어하는 시민의식이 의심되는 광경이다.
오후 3시 30분 옥암 지구로 이동. 주변에 학교가 많아 어린이 보호구역이 집중된 곳. 이곳에서 적발될 경우 승용 6만4000원, 승합 7만2000원이 범칙금이 부과된다. B동 주민센터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제복을 입고 있어 쉬는 것도 여의치 않다. 시민들의 신고의식이 투철하기 때문이다.
신흥동 롯데 슈퍼와 장미의 거리 초입. 불법 주차된 차량만 20여대. 예고장을 발부하는 단속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옷가게 주인은 차량에 부착된 연락처를 보고 운전자에게 연락을 취하는 아량을 베푼다. 단속 중에도 슬그머니 주차하는 얌체족도 있다. 20분 후에 단속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6대의 차량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해정 교통지도 담당은 “나만 편하면 된다는 일부 운전자들의 얌체 행위가 도로 정체를 유발하게 된다”며 “운전자들 입장에서야 조금 불편하겠지만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 선진교통질서를 확립하는데 모두의 양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목포=글·사진 임영춘·고규석기자 yous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