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해가는 목포 원도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목포의 감천마을’을 꿈꾸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관 주도가 아닌 민간주도로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시 사하구 감천마을은 벽화그리기 등 창조적 재생사업을 통해 낙후된 달동네에서 활기찬 문화마을로 탈바꿈했다.

최근 목원동 마인계터 길에 이색적인 벽화가 등장해 환경 미화는 물론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마인계터 길은 목포역에서 노적봉으로 연결되는 목포의 대표적인 골목길로, 주변에 남농과 임농의 예술혼이 서린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 벽화 사업은 김양희(목원동 27통 통장)씨와 장유호(화가·전남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씨가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골목길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문화예술협동조합은 마을 주민과 예술가들이 공생을 도모하기 위해 결성한 ‘예비 마을기업’이여서 목포시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벽화 제작을 위해 전남예고 미술과 1∼3학년생 210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1주일 동안 가로×세로 각 10㎝ 크기의 나무 타일 1000개를 제작해 담벼락을 수놓았다. 작품도 인물화에서부터 유명화가의 패러디 작품,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남문화예술협동조합 장유호 대표는 “골목 보존에 뜻을 함께한 미래의 예술가들이 재능기부를 한 것”이라며 “벽화 하나 들어섰을 뿐이지만, 골목에 가득하던 쓰레기가 사라지고 주민들은 집 앞에 화분을 내놓기 시작하는 등 마을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양희 통장은 “목원동은 역사와 전통이 서린 명소로, 주민들의 자긍심이 대단하다”며 “문화적으로 죽어가는 동네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재건을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예술가들을 모시고 주민들 스스로 시작하다 보면 붐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번 벽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목포지역에 그려진 벽화 구간은 모두 2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벽화의 수명이 5년에 불과해 유지·관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