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목포시는 ‘중동 호흡기증후군’(이하 메르스) 양성이나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메르스 청정구역’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목포시가 ‘수동형 예방’에서 직접 시민과 상담하는 ‘밀착형 맨투맨 방식’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지역경제.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올해 메르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난 4월 KTX 개통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지역경기가 빈사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메르스가 지역경제에 미친 파장과 업계 반응 등을 점검해 봤다.

◇지역경제 미친 파장=메르스 관련 구체적인 피해 수치들이 드러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먼저 여객선을 이용한 다도해 섬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련 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6월 수학여행 시즌을 맞았으나 줄줄이 취소돼 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피해가 컸다.

지난 1일부터 지금까지 목포항을 이용한 뱃길 여행객은 17만여 명.

강병곤 목포항 운항관리실장은 “지난해 6월 대비 이용객의 80% 수준으로, 세월호 참사 때보다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발생 이전 한 달 동안 하행 8만4000명, 상행 8만7000명에 달했지만 지난달 26일 이후 22일 현재, 상·하행 3만5000명 수준에 그쳐 무려 58%나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과 제주 관문으로 떠오른 무안 국제공항도 직격탄을 맞았다. 무안공항을 통해 입국한 ‘요커’(중국 관광객)들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5월의 경우 전세기 27편에 3857명이 입국했으나 6월에는 8편에 1088명만이 입국해 7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톈진(天津)을 오가는 정기노선은 전면 중단됐다.

◇관련 업계 반응=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여행·숙박업계다.

A호텔의 경우 6월 한 달간 1000실에 가까운 중국 관광객 객실 예약이 전부 취소됐고, 행사 역시 대폭 축소돼 메르스 발생 이전과 비교해 월 매출이 60%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B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호텔 관계자는 “관(官) 주도 행사는 취소되더라도 언젠가 다시 열려 문제가 안 되지만 가족단위 행사나 모임 등은 해당 날짜가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지나가면 끝이라서 어려움이 많다”며 “기업은 제품을 생산해 팔리지 않더라도 재고로 남지만, 호텔은 대실이 안 되면 곧바로 손실로 직결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지역의 C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업계는 사실상 초토화 상태다.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면서 “관광버스를 매물로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다음달까지 지속되면 여름철 성수기는 물 건너 가 영세업체들의 도산 우려에 대한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또 여름 휴가철을 앞둔 아웃도어 등 지역 의류업계도 특수가 실종된 가운데 메르스 여파가 7월까지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요식업계도 울상이다. “인건비 때문에 6월 한 달을 어떻게 넘겨야할지 고민”이라는 한결같은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 주도 행사 취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지만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민간 행사만큼은 자율에 맡기는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호소의 목소리가 높다.

/글·사진 목포=고규석·김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