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 농도가 0.05%를 넘으면 술에 취한 상태로 보고 음주운전으로 처벌하고 있으며, 혈중알코올 농도에 따라 0.05%이상∼0.1%미만인 경우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0.1%이상∼0.2% 미만인 경우에는 6개월 이상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0.2%이상인 경우에는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처분이 내려진다.

또 이같은 형사처분과 별개로 운전면허정지 또는 운전면허취소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해 주목을 끄는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자. 운전자가 혈중알콜농도 0.121%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에서 히터를 켜고 잠을 자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운전자는 기어를 중립에 놓는 바람에 차가 밀려 뒤에 주차돼 있던 타인의 승용차를 추돌해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를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즉,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도로교통법상 ‘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 도로교통법상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모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또는 불안전한 주차상태나 도로여건 등으로 인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 경우는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하지 않아 음주운전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위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히터를 켜고 잠을 자기 위하여 시동을 걸었으나 경사로에 있던 차량이 움직였던 경우, 자동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추위를 느껴 히터를 가동시키기 위해 시동을 켜다가 실수로 사이드 브레이크가 해제되어 차량이 움직인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상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잠이 든 상태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와 달리 주차된 다른 차량의 출입의 편의를 위하여 주차시켜 놓았던 차량을 이동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면 도로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걸어 이동한 것이어서 도로교통법상의 ‘운전’에 해당하여 음주운전을 인정하고 있고, 사안에 따라 음주운전을 한 사실만으로도 실형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