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지역 대표 관광지로 조성된 초의선사탄생지가 각종 시설물이 고장 난 채 방치되는 등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160억원을 투입해 무안의 대표 관광지로 조성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9일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시작된 초의선사현창사업이 지난 6월 말 준공됐다. 총사업비만 160억(국비 52억, 도비 5억, 특별교부세 10억, 군비 95억)이 투입됐다. 초의선사 탄생지는 초의선사 생가를 비롯한 초의선사기념관, 다성사, 초의 차 역사박물관, 교육관, 명선관, 금오초당, 무문관(차문화체험관), 일지암, 용호백로정, 관리사무소 등 총 11동의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초의선사현창사업은 조선시대 시(詩), 서(書), 화(畵), 다(茶), 선(禪) 5절로 추앙받던 초의선사의 탄생지인 무안 삼향지역이라는 점을 알리고, 다도 성지의 입지 다지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부터는 매년 5월 초의선사 탄생일을 맞아 초의탄생문화제가 열리는 등 초의선사 탄생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시설물 관리는 엉망이다.

조선차역사박물관은 유리진열장 3곳은 개폐는커녕 전시물조차 한점도 없이 텅 비어 있다. 군은 이곳에 전시할 초의선사 관련 유물과 자료를 구입해 놓고도 수장고에서 넣어두고 있다.

초의선사기념관 역시 초의선사 일대기 동영상이 작동하지 않았는가 하면 초의선사자료 검색기와 CCTV 작동도 멈춰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초의탄생지의 시설물이 방치돼 외지인들에게 대표 관광지로 소개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라면서 “시설물 개보수는 물론 인근 학교들과 연계한 인성교육을 겸한 다도체험 등 다양한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무안군 관계자는 “진열장 등은 올해 개보수할 계획이며, 영상기기 교체는 내년도 예산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군은 초의선사탄생지 관리 시설비로 2000만원, 전기료 등 일반운영비 3000만원 등 매년 5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