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 준법 강의를 나갔다. 강의 시작 전 교장선생님과 잠시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강의 대상이 고학년이라, 교장선생님이 고학년 학생들의 신체폭력·집단 따돌림 문제를 걱정하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언어폭력이 만연해 있다는 점에 대해 가장 먼저 우려를 표명하셨다.

“요즘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욕을 너무 잘해요. 저도 오랜 시간 교단에 있었지만, 최근에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검사님이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학생들이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요?”라고 말씀이 있었다.

이에 학생들에게 형법상 모욕죄가 있다는 점과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소년범의 처우 방안을 알리면서 “자신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잘 생각하고, 그것을 듣는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잘 생각하자”고 신신당부 했다.

이에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럼 소년원 가요?”라고 반문하기도 하여 소년범의 경우 반성 여부, 범죄의 경중, 재범 가능성, 피해 회복의 정도, 학교를 잘 다니고 있는지, 가정 환경 등을 두루두루 살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 수 있도록 처우하지만, 피해 회복에 대해 중시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신신당부조차도 어른들의 간섭으로 받아들일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초등학생이니깐 그 뜻을 잘 모른 채 괜히 멋있어 보이거나, 뭔가 강해 보이면서 남에게 지지 않기 위해, 친구들이 쓰니까 쉽게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향후 교정이 비교적 쉽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강의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초등학생조차도 욕설을 과하게 내뱉는 모습과 수많은 모욕 사건을 다루는 경찰, 검찰, 법원의 모습이 겹치면서 어른들이 욕을 많이 하고 어린 학생들조차도 그 길을 따라간다는 씁쓸함은 계속 남았다.

이번 초등학교 강의를 마치고,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명예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타인의 명예감정을 존중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더불어 나 또한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타인에게는 엄격하였는지,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였는지 여부를 되돌아 보면서 어른이 먼저 어린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다시금 무겁게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