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에 들어서면 야트막한 구릉지 곳곳에 자리 잡은 붉은 황토밭이 눈에 들어온다. 구릉지 황토밭 끝자락과 청정 하늘의 시작점이 맞닿아 있는 풍경은 외지인의 눈엔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무안지역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황토는 칼슘, 칼륨, 철, 마그네슘 등 다양한 성분을 담고 있다. 특히 무안 적황토는 게르마늄 성분이 많다. 게르마늄은 흔히 ‘먹는 산소’로 불리는데, 약용식물 연구가들은 유기성 게르마늄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은 인간에게 보약이 된다고 말한다.

게르마늄을 듬뿍 머금고 있는 ‘건강의 땅, 무안 적황토밭’에선 주로 양파가 재배된다. 양파의 본향으로 불리는 무안 양파는 전국 양파 재배 면적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시세 따라 울고 웃는 농민…세계 명품양파로 극복=무안농민들은 양파 시세에 따라 울고 웃는다. 올해는 양파값이 금값으로 불릴 정도로 높게 형성됐다. 중국 수입물량이 줄고, 전국적으로 작황도 좋지 않아 몸값이 치솟은 것이다.

실제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최근 거래되는 양파(상품기준) 도매 가격은 ㎏당 1600원대로 지난해 500원대 보다 3배가량 올랐다.

반면 지난해엔 농민들이 양파밭을 뒤엎을 정도로 헐값이었다.

무안군은 이 같은 외부 요인으로 양파 값이 오르내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품질의 ‘명품 양파’를 만들어 시장 질서를 선도하겠다는 게 무안군의 주요 전략 중 하나다.

김철주 무안군수의 양파 명품화에 대한 신념은 확고하다. 세계인이 탐내는 고품질 무안양파를 생산해낸다면 충분히 자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군수의 생각이다.

◇양파 생육 최적 ‘적황토밭’…양파전용 비료로 업그레이드=무안군은 양파 재배에 최적인 토양(적황토)을 추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무안군은 고민 끝에 지난 2013년 비료 생산업체인 남해화학(주)과 손을 잡았다. 무안양파에 최적화한 맞춤형 전용비료를 개발·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적황토’ 양파전용 비료 개발 2년여 만에 무안 양파의 독특한 향과 당도를 높이고, 병충해 예방 기능도 뛰어난 전용비료를 개발해 냈다.

‘무안양파 전용비료’는 작물이 흡수하기 쉬운 형태의 유황과 칼슘성분을 혼합한 비료로, 질소질 비료 사용량과 살포 노동력, 자재비용 등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증시험에 나선 김용수 남해화학 기술개발실장에 따르면 무안양파 전용비료를 사용할 경우 기존 재배보다 양파수량이 7∼14% 증가했으며, 플라보노이드 및 퀘르세틴 함량도 각각 21∼87%, 14∼21% 높게 측정됐다.

또 토양 내 미생물이 활성화되고, 양파의 당도와 독특한 향이 증가하는 등 품질도 크게 높아졌다. 저장성 증가와 병 발생 감소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안군은 내년부터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농가에 지원해 왔던 칼슘·유황비료 대신 ‘무안양파 전용비료’를 보급해 세계 최고 품질의 양파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적황토골 무안양파…‘보약’대체 식품으로 제격=무안양파는 맛과 품질도 일품이지만, 게르마늄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대량 포함돼 ‘보약 양파’로 통한다. 이는 무안양파가 자라나는 (적)황토땅의 성분 때문이다.

무안 황토땅은 화강암, 화강편마암, 반암의 풍화 잔적물로 흙의 색깔은 적색, 황색, 황적색이며, 게르마늄(ge)이 다량 함유(1.43㎖/㎏)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르마늄은 항암, 진통, 면역기능 증진, 노화방지 및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고 해독작용과 혈액정화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안군은 해안선을 중심으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황토로 덮여 있다. 이 때문에 무안군은 ‘황토골’로 불리기도 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황토밭에서 자라는 ‘무안양파’가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무안에서 생산되는 마늘과 무, 고구마 등 주요 농산물부터 양파를 먹고 자란 무안 한우까지도 덩달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김철주 무안군수는 “내년부터 양파 전용비료가 농가에 보급되면 연작 장애 감소, 양파 브랜드 가치 상승, 농가소득 향상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무안양파의 명품화를 시작으로 양파와 연계한 다양한 소득사업을 확대하고, 지역민의 소득 향상에도 큰 보탬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악=임동현기자 idh@kwangju.co.kr

*▲무안양파 특징

외형이 둥글고 황토밭에서 재배해 품종 고유의 황색을 나타낸다. 당질·수분함량이 높고, 매운맛이 덜하고 달다. ‘먹는 산소’인 게르마늄과 칼륨, 마그네슘 등의 인체에 유익한 성분도 풍부하다.



▲양파 효능

-피로회복과 스테미너 향상에 특효(비타민 B1 흡수 촉진 성분)

-콜레스테롤 분해(페쿠친 성분), 혈압안정 효과(퀘르세틴 성분)

-당뇨병 예방 및 치료(인슐린 분비 촉진)

-위장 활성화(알린계 휘발성분), 간 보호(글루타티온 유도체)

-불면증 치료 및 기억력 향상(알린 성분)

-백내장 예방(글루타티온 유도체) 및 항암효과(발암억제 음성화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