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의회가 지역민의 혈세를 절감할 수 있는 ‘동함평일반산업단지의 민간투자지분 인수를 위한 지방채 발행 승인’ 안건을 별다른 이유없이 부결해 ‘집행부 길들이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함평군과 군의회에 따르면 함평군의회는 최근 열린 206회 임시회에서 집행부(함평군) 제안 설명과 의회전문위원 의안검토 등을 거쳐 상정된 동함평일반산단 민간투자지분 인수를 위한 지방채 발행(260억원) 승인건을 부결했다.

군의회는 경제건설위원회 상임위원회에 배정된 안건에 대해 속기록 자료조차 남지 않는 비공식 의원간담회 의견으로 부결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안건은 함평군이 이자지출 등에 따른 혈세낭비를 막기 위해 지난 2014년 8월과 2015년 3월, 10월 등 3차례에 걸쳐 행정자치부에 지방채 발생 승인을 시도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어서 군의회의 부결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남도도 올해 함평군의 지방채 발행 예산으로 300억원의 전남도 지역개발기금을 편성한 상태다.

함평군이 지방채 발행에 나선 것은 동함평일반산업단지 관련 협약에 따라 SPC청산 및 260억원에 이르는 채무금 이자율을 3.3%에서 3%대로 낮추기 위한 것이다.

군은 지방채 발행을 통해 차입선을 변경하고 이자를 3%로 낮출 경우 매년 8000여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또 SPC법인의 청산이 가능해 연간 법인운영비 1억4000여만원도 절감하게 된다. 매년 최소 2억2000만원의 혈세낭비를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함평군의회의 지방채 발행 승인건 부결로 예산낭비는 물론 이를 승인한 행정자치부와 전남도 등과의 행정 신뢰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주민의 알권리는커녕 의회주의마저 무시하고, 밀실 회의를 통해 중요 안건을 부결한 배경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지역주민은 “지방채 발행으로 이자절감과 법인운영비 절감 등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데도 비공개로 부결한 것은 군민들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함평군의회 경제건설위원회의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간담회에서 (군의회)의장의 의중을 따르자고 말했으며, 상임위에서 의원들에게 관련 의견을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어 결국 간담회 의견에 따라 부결하게 됐다”면서 “상임위에서 토론 및 찬반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