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솔 광주지방법원 판사]새로운 출발
2016년 01월 11일(월) 00:00 가가
2012년 판사로서 첫 발을 내딛으면서 이 곳 광주로 온 지 벌써 4년이 되어가고 있다. 광주지방법원에서 근무하면서 민사·형사 등 여러 업무를 담당했지만 2014년부터 현재까지 맡고 있는 회생·파산 업무는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분야였다. 필자는 지난 2년 동안 법인 채무자에 대한 도산절차인 법인회생, 법인파산과 개인 채무자에 대한 도산절차 중 일반회생, 개인파산을 담당했다. 그 중 개인회생, 개인파산과 관련해서는 지역민들을 위한 법문화 강좌, 개인파산 설명회 등을 통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파산 및 면책 절차에 관한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본다.
먼저 파산 및 면책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채무자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한 가지는 바로 절차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재산상태 조사를 위한 소명자료를 다소 늦게 제출할 수도 있고, 채권자집회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도 있다. 또한 일반인으로서는 파산절차 진행을 위한 용어도 생소하고 법률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해 절차 진행에 여러 가지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채무자 각자가 진행하고 있는 파산 및 면책 절차는 각 채무자 개개인이 당사자인 절차라는 사실이다. 채무자는 파산관재인 또는 채권자집회의 요청에 의해 파산에 관해 필요한 설명을 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설명을 하지 않거나 허위의 설명을 한 경우 형사책임은 논외로 하더라도 면책불허가 사유가 된다. 실제로 면책불허가 사건 중 상당 부분이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채무자는 자신의 파산 및 면책 절차 진행에 있어서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채무자는 파산 및 면책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서 허위의 진술을 하지 않아야 한다. 고의로 허위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허위의 설명을 할 경우 이 또한 면책불허가 사유 중 하나에 해당된다. 주로 소득에 관한 허위 진술을 많이 볼 수 있다.
최저생계비 이상의 가용소득이 있어서 회생절차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파산절차를 이용하기 위해 이를 감추고 최저생계비 이하의 수입으로 허위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신청서에는 무직으로 수입이 없다고 기재하였으나, 실제로는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도덕적 해이로 인한 파산절차의 악용을 막기 위해 채무자에 대해 면책을 불허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파산 및 면책 절차 진행에 있어서 자신의 소득, 재산 등을 거짓 없이 기재해야 하며, 만약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 어렵더라도 회생절차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회생절차를 통해 채무의 일부라도 변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행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파산절차에 있어서 중요한 이해관계인인 채권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새로운 개인파산실무 운용 방안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모든 사건에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파산관재인 선임을 위한 절차비용을 합리화하고 파산절차와 면책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파산관재인에 의해 채무자의 소득, 재산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면책불허가 사유 유무에 대한 조사가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파산관재인에 의해 채무자에 대한 조사가 대부분 이루어지지만 채권자의 이의 신청에 의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채권자들의 적극적인 절차 참여는 법원이 채무자의 면책 허부를 판단함에 있어 악성 채무자를 가려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파산 및 면책 제도, 더 나아가 회생·파산 절차 전반에 관해 도덕적 해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파산절차를 악용하는 악성 채무자는 존재한다. 그러나 얼마 전 신문 기사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성실하게 살았지만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감당하기 힘든 빚을 얻은 사람들이다. 또한 본인은 돈을 실제로 손에 쥐어보지도 못했지만 보증으로 인해 채무가 증대되어 파산절차에 이른 경우도 상당하다. 이러한 채무자들을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파산 및 면책 제도이다.
빚이 있다면 이를 갚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이다. 그러나 채무의 늪에 빠져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있는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honest but unfortunate debtor)’에게 파산 및 면책 제도를 통해 ‘새로운 출발(fresh start)’의 기회를 부여한다면 우리 사회 경제 전체의 발전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최저생계비 이상의 가용소득이 있어서 회생절차를 이용할 수 있음에도 파산절차를 이용하기 위해 이를 감추고 최저생계비 이하의 수입으로 허위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신청서에는 무직으로 수입이 없다고 기재하였으나, 실제로는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사업장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도덕적 해이로 인한 파산절차의 악용을 막기 위해 채무자에 대해 면책을 불허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채무자는 파산 및 면책 절차 진행에 있어서 자신의 소득, 재산 등을 거짓 없이 기재해야 하며, 만약 자신의 경제적 여건이 어렵더라도 회생절차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회생절차를 통해 채무의 일부라도 변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행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
파산절차에 있어서 중요한 이해관계인인 채권자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새로운 개인파산실무 운용 방안에 의하면 원칙적으로 모든 사건에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파산관재인 선임을 위한 절차비용을 합리화하고 파산절차와 면책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파산관재인에 의해 채무자의 소득, 재산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면책불허가 사유 유무에 대한 조사가 함께 이루어지게 된다. 파산관재인에 의해 채무자에 대한 조사가 대부분 이루어지지만 채권자의 이의 신청에 의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채권자들의 적극적인 절차 참여는 법원이 채무자의 면책 허부를 판단함에 있어 악성 채무자를 가려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파산 및 면책 제도, 더 나아가 회생·파산 절차 전반에 관해 도덕적 해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파산절차를 악용하는 악성 채무자는 존재한다. 그러나 얼마 전 신문 기사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성실하게 살았지만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감당하기 힘든 빚을 얻은 사람들이다. 또한 본인은 돈을 실제로 손에 쥐어보지도 못했지만 보증으로 인해 채무가 증대되어 파산절차에 이른 경우도 상당하다. 이러한 채무자들을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파산 및 면책 제도이다.
빚이 있다면 이를 갚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이다. 그러나 채무의 늪에 빠져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있는 ‘성실하지만 불운한 채무자(honest but unfortunate debtor)’에게 파산 및 면책 제도를 통해 ‘새로운 출발(fresh start)’의 기회를 부여한다면 우리 사회 경제 전체의 발전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