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정 광주시의회 의원] 장애인지 예산과 의회의 역할
2016년 04월 20일(수) 00:00 가가
광주시 예산은 4조원이 넘고 그 중 장애인복지과 예산은 1371억원 정도로 3.3%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시 장애인 예산은 1371억원이 전부이고 오직 장애인복지과에만 존재할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예를 들어 2016년 공원녹지과 사업 중에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도시공원 내 보도 및 화장실 등 시설물을 정비를 하는 ‘무장애인증 도시공원 조성사업’이 있다. 광주시 예산으로만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2017년 말까지 20억원이 들어갈 계획이다.
비슷한 사업으로 북구 일곡 제1·2·3 근린공원에 4억6000만원을 들여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 화장실 4곳을 설치하는 일이 있다. 이들 모두 장애인을 위한 예산 집행이지만 장애인복지과에서 추진하지 않는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신호등에 음향신호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나 장애인보호구역 설치에 관한 일들 또한 장애인복지과가 아닌 교통건설국의 교통사업특별회계를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 시를 비롯해 전국 어떤 지자체에서도 흩어져 있는 장애인 예산에 대해 어느 실과에서 얼마만큼의 예산을 쓰고 있는지는 정확한 통계를 내고 있지 않다. 광주시가 장애인구비율에 터무니없이 미치지 못하는 3.3% 예산이라는 오명을 씻는데 도움이 될 법한데도 장애인 관련 예산 통계를 내지 않는 이유는 지방재정법이나 행정자치부의 예산 편성 운영기준에 없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는 집행부의 개념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3월에 지방재정법을 개정해서 2013년 회계연도부터 성인지 예산서를 작성하고 있다. 성인지 예산제도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하여 이를 예산편성에 반영함으로써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도록 하는 제도이다. 성인지 사업에 대해 집행부의 이해도와 적극성은 취지에 미치지 못 하는 실정이나, 제도시행이 아직 몇 년 되지 않은 점과 전체 실·과에서 성별영향분석 평가 사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2014년도 여성가족부의 성별영향분석평가업무 실적평가에서 우리 시가 광역자치단체 1위를 차지하는 등의 발전 가능성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지예산제도는 낯설다.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고 장애영향분석 등의 방법 또한 알려지지 않았기에 집행부에서는 장애인 관련 예산 통계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이다. 장애예산제도는 성인지 예산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이 된다. 현재 핀란드와 아일랜드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예산편성과정에서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형평성과 효율성을 반영하는 규칙을 적용하는 제도다. 정책사업별로 장애인·비장애인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하여 장애평등방식으로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구조와 규칙 등을 분석하는 장애영향 분석을 통해 장애인지예산서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장애인지예산제도와 관련된 국내 움직임으로는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장애인 희망서울 종합계획’을 통해 최초로 제도 도입을 천명한 바가 있다. 2014년도에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 7개 장애인단체가 모여 전국장애인지예산제도화 연대를 출범시켰다. 또 서울, 부산, 대전, 울산, 경기, 전북, 경남, 제주 등 8개 지역 장애인단체도 상호연대를 약속하는 등 느리지만 꾸준하게 장애인지 예산에 대한 관심과 추진 의지가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넘어야 하는 산도 많다. 특히 장애인지 예산이 예산의 대폭적 확대가 아니라 형평성 있는 재분배를 의미한다는 기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전체 예산에 있어서는 예산 절감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우리시에서 추진하는 인본디자인 사업은 문턱제거, 출입구 및 경사로 등 접근로 개선, 휠체어 접근 가능 화장실 개선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애 없는 생활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사업 시작 단계에서 장애영향 평가를 하면 완공 이후 편의시설에 대한 개보수 등의 예산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예산도 변화 발전하고 있다. 앞서 말한 성인지 예산이 그렇고 2016년부터 개정된 재정지원법에 따라 새롭게 작성하는 성과계획서를 보면 전문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는 예산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이 흐름 속에 장애인지 예산이 어느 정도 위치에 설 수 있는지 그리고 광주시 예산에 얼마만큼의 효율을 발휘하는 지는 의회에서 그 출발의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광주시의회의 그동안의 성과와 노력들을 보면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만큼 기대도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를 들어 2016년 공원녹지과 사업 중에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도시공원 내 보도 및 화장실 등 시설물을 정비를 하는 ‘무장애인증 도시공원 조성사업’이 있다. 광주시 예산으로만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2017년 말까지 20억원이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 시를 비롯해 전국 어떤 지자체에서도 흩어져 있는 장애인 예산에 대해 어느 실과에서 얼마만큼의 예산을 쓰고 있는지는 정확한 통계를 내고 있지 않다. 광주시가 장애인구비율에 터무니없이 미치지 못하는 3.3% 예산이라는 오명을 씻는데 도움이 될 법한데도 장애인 관련 예산 통계를 내지 않는 이유는 지방재정법이나 행정자치부의 예산 편성 운영기준에 없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는 집행부의 개념에 대한 인식부족 때문이다.
장애인지예산제도와 관련된 국내 움직임으로는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장애인 희망서울 종합계획’을 통해 최초로 제도 도입을 천명한 바가 있다. 2014년도에는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연맹,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 7개 장애인단체가 모여 전국장애인지예산제도화 연대를 출범시켰다. 또 서울, 부산, 대전, 울산, 경기, 전북, 경남, 제주 등 8개 지역 장애인단체도 상호연대를 약속하는 등 느리지만 꾸준하게 장애인지 예산에 대한 관심과 추진 의지가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넘어야 하는 산도 많다. 특히 장애인지 예산이 예산의 대폭적 확대가 아니라 형평성 있는 재분배를 의미한다는 기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전체 예산에 있어서는 예산 절감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우리시에서 추진하는 인본디자인 사업은 문턱제거, 출입구 및 경사로 등 접근로 개선, 휠체어 접근 가능 화장실 개선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장애 없는 생활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사업 시작 단계에서 장애영향 평가를 하면 완공 이후 편의시설에 대한 개보수 등의 예산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예산도 변화 발전하고 있다. 앞서 말한 성인지 예산이 그렇고 2016년부터 개정된 재정지원법에 따라 새롭게 작성하는 성과계획서를 보면 전문화되고 구체화되고 있는 예산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이 흐름 속에 장애인지 예산이 어느 정도 위치에 설 수 있는지 그리고 광주시 예산에 얼마만큼의 효율을 발휘하는 지는 의회에서 그 출발의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광주시의회의 그동안의 성과와 노력들을 보면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만큼 기대도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