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500호’인 목포 갓바위가 풍화 침식작용으로 마모·탈락하고 있어 목포시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갓바위는 해상 보행교 쪽에서 바라보면 좌측 바위(일명 아버지 바위)의 갓 부분이 풍화작용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다행히 오른쪽 바위(아들 바위)는 아직도 삿갓을 푹 눌러 쓴 형상을 그대로 유지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지질학 전문가들은 “용결응회암은 화산재, 부석, 암재 등이 교결(膠結)작용과 압축작용을 통해 형성된 상대적으로 연약한 다공질 암석”이라며 “풍랑 에너지가 갓바위 밑 부분을 충격해 미세한 균열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연약한 갓 부분이 조금씩 탈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목포시도 바람이나 파도에 따른 침식(浸蝕)작용으로 형성된 갓바위의 갓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고 벗겨져 1970년대와 비교할 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용결응회암으로 구성된 해안 타포니 2개 개체 형태의 갓바위는 원래 아버지 바위는 8.1×6.1m, 아들 바위는 8.5×12.4m 규모였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목포시는 갓바위의 탈락·박리(벗겨짐) 현상도 자연의 신비로운 진화 과정 중의 하나로 판단해 암반의 생성과 퇴화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인공적인 보존 작업을 지양에 왔으나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원형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여론에 따라 긴급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목포시는 국비 4900만원을 포함해 사업비 7000만원을 들여 이달 중으로 ‘목포 갓바위 보존 처리 학술 연구’ 용역을 발주해 복합적 풍화작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전문 학술조사 연구는 ▲자연환경 영향, 암석물성, 구조지질 등 풍화요인 분석 ▲갓바위 보수와 보존처리에 대한 방안 제시 ▲갓바위 문화재 활용 및 중장기 보존 개선 방안 제시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15일 “이번 학술조사 연구 용역을 통해 갓바위의 학술적·경관적 가치와 자연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유치 관리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용역에서 균열에 따른 붕락 가능성이 제기될 경우 현상유지를 위한 긴급 보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갓바위는 풍화 작용과 해안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풍화혈(風化穴. tafoni)로 인위적 요인 없이 순수 자연적인 과정으로 빚어진 자연 조각품으로, 다른 지역 풍화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성을 가지고 있는 등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아 지난 200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특히 목포팔경 중 하나인 ‘立岩返照(저녁노을 빛이 드리운 갓바위 부군의 아름다운 풍경)’로 널리 알려져 있는 등 목포시민의 사랑도 한몸에 받고 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