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띄우는 그림편지] <4> 이스라엘- 김영태
2016년 05월 26일(목) 00:00 가가
평화를 위한 기도
예수가 마지막 기도를 올렸던 감람산. 십자가를 졌던 겟세마네 언덕이 서쪽에 있다. 다윗왕이 피난길에 올랐던 장소이기도 하다.
인생에 있어서 여행은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을 부여하는 에너지 충전소와 같다. 특히 나에게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십년 전 성지순례를 통해 성경 속에 녹아 있는 이스라엘을 다니며 느꼈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글과 사진으로만 봐왔던 역사 속 실체를 직접 보고 숨쉬며 걸었던 걸음은 의미 있는 순례의 여정으로 기억되고 있다.
두 번째로 찾은 이번 여정은 한·중·일 3개국 33명의 작가가 일 년여 동안 서로의 나라를 오가며 어렵게 준비한 전시였다. 특히 중국팀은 송좡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다섯쌍의 부부작가가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와 순례여정은 이스라엘 3대 명절 중에 가장 큰 절기인 유월절(passover)에 맞춰서 진행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있을 때, 하나님은 해방시키도록 열가지 재앙을 내린다.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에서 태어난 모든 첫 아이들의 죽음이다. 이때 어린양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가정은 죽음을 피했다는 데서 유월절이 유래했다. 문자적 의미는 ‘넘어 간다’이다. 집에서 무교병(matzah)을 먹는다고 하여 무교절이라고도 하며 그 기간은 유대력으로는 니산월(1월) 14일 (양력 2016년 4월24일) 저녁에 시작해 15일까지 이어진다.
유월절은 이스라엘에 있는 유대인뿐 만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대축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뉴스에서 접하듯 이곳은 분쟁으로 인한 고통의 신음소리가 지속되고 있는 곳이다. 이번 유월절에도 버스 폭탄테러로 인해 사상자 수십명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테러가 발생한 장소가 우리 일행이 거주하는 숙소에서 멀지 않아 검은 연기 기둥을 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작고 큰 분쟁으로 인해 예전보다 많은 관광객이 찾지 않고 호텔예약 취소가 많아 나라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우리 일행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했다. 특히 이번 전시 주제는 ‘샬롬! 예루살렘’이다. 이스라엘에 분쟁과 고통이 사라지고 평화가 임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기획된 전시와 순례의 길이었기에 불안함 마음보다는 평안한 마음으로 진행됐다.
우리의 일행은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큰 의미를 두는 장소인 서쪽 벽이라고 불리우는 ‘통곡의 벽(The Western Wall, Wailing Wall)’으로 향했다. 다마스커스 게이트를 통과한 후 예수님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신길인 고난의 길로 불리우는 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를 지나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 조금 가니 통곡의 벽이 우리의 눈앞에 나타났다.
수 많은 인파 속에는 머리에 키파(Kippah)라 불리는 동그란 모자를 쓴 유대인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모자를 쓴 랍비들이 몸을 앞뒤로 흔들며 유대교의 율법인 토라(Torah)를 읽으며 기도하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성벽에 기대어 얼굴을 부비며 기도하는 모습과 간절한 소망을 적어 성벽 틈에 넣는 모습에서 이민족이 얼마나 그들의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구하는지를 느낄 수 있어 숙연해지는 마음이었다. 우리 일행도 그들과 뒤섞여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자연스레 발걸음은 통곡의 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 감람산으로 이어졌다. 2000년 전에 제자들과의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마치시고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언덕에서 그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겟세마네 언덕을 걸어 감람산 정상에 오르니 해가 어느덧 기울어져 붉은 노을이 드리우고 있었다. 예전 다윗의 성인 성전산을 바라보며 수많은 이들의 기도를 떠올리며 이 땅에 더 이상 분쟁으로 인한 고통이 생기지 않고 인류에게 평화가 가득한 세상이 오기를 위해 기도했다.
한·중·일의 작가들이 한마음이 되어 가는 과정과 쉽지 않은 순례의 여정이었지만, 예루살렘에 평화가 임하길 바라는 의미의 발걸음이었다.
*김영태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 보르도 ‘시간의 그림자’(2015) 등 개인전 6회
-이스라엘 ‘샬롬 예루살렘’(2016), 미국 뉴욕 ‘Pollination’(2013) 등 단체전 다수
-신세계미술상(2001) 수상,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레지던시 참여(2010)
이번 전시와 순례여정은 이스라엘 3대 명절 중에 가장 큰 절기인 유월절(passover)에 맞춰서 진행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노예로 있을 때, 하나님은 해방시키도록 열가지 재앙을 내린다. 마지막 재앙은 이집트에서 태어난 모든 첫 아이들의 죽음이다. 이때 어린양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가정은 죽음을 피했다는 데서 유월절이 유래했다. 문자적 의미는 ‘넘어 간다’이다. 집에서 무교병(matzah)을 먹는다고 하여 무교절이라고도 하며 그 기간은 유대력으로는 니산월(1월) 14일 (양력 2016년 4월24일) 저녁에 시작해 15일까지 이어진다.
우리의 일행은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큰 의미를 두는 장소인 서쪽 벽이라고 불리우는 ‘통곡의 벽(The Western Wall, Wailing Wall)’으로 향했다. 다마스커스 게이트를 통과한 후 예수님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신길인 고난의 길로 불리우는 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를 지나서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 조금 가니 통곡의 벽이 우리의 눈앞에 나타났다.
수 많은 인파 속에는 머리에 키파(Kippah)라 불리는 동그란 모자를 쓴 유대인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모자를 쓴 랍비들이 몸을 앞뒤로 흔들며 유대교의 율법인 토라(Torah)를 읽으며 기도하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성벽에 기대어 얼굴을 부비며 기도하는 모습과 간절한 소망을 적어 성벽 틈에 넣는 모습에서 이민족이 얼마나 그들의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구하는지를 느낄 수 있어 숙연해지는 마음이었다. 우리 일행도 그들과 뒤섞여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자연스레 발걸음은 통곡의 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인 감람산으로 이어졌다. 2000년 전에 제자들과의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마치시고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언덕에서 그분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다. 겟세마네 언덕을 걸어 감람산 정상에 오르니 해가 어느덧 기울어져 붉은 노을이 드리우고 있었다. 예전 다윗의 성인 성전산을 바라보며 수많은 이들의 기도를 떠올리며 이 땅에 더 이상 분쟁으로 인한 고통이 생기지 않고 인류에게 평화가 가득한 세상이 오기를 위해 기도했다.
한·중·일의 작가들이 한마음이 되어 가는 과정과 쉽지 않은 순례의 여정이었지만, 예루살렘에 평화가 임하길 바라는 의미의 발걸음이었다.
*김영태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프랑스 보르도 ‘시간의 그림자’(2015) 등 개인전 6회
-이스라엘 ‘샬롬 예루살렘’(2016), 미국 뉴욕 ‘Pollination’(2013) 등 단체전 다수
-신세계미술상(2001) 수상,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센터 레지던시 참여(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