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지역 동사무소가 진화하고 있다. ‘주민센터’로 명칭만 바뀐 게 아니다. 단순 행정업무 공간을 넘어 주민의 사랑방이자 지역 문화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허브’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목포시 관내 23개 주민센터는 늘 주민들로 북적인다. 행정 업무 외에도 성인 문해·기공체조·요가·기타연주·웃음치료 교실에서부터 퓨전 난타·풍물·한춤·경기민요·가락장구·국악 판소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주민센터 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만 총 101개로, 참여 주민은 1800여명에 이른다.

또 신축건물인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일자리·청소년 고민 상담센터, 음악 연습실, 동아리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특히 유달동에서는 동네의 역사, 문화, 구전 등의 교육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동네 해설사로 활동하는 ‘문화 해설사 양성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은빛청춘 즐기는 ‘연동 기공체조’=최근 방문한 연동 주민센터 옆에 있는 연동 경로당에서는 60∼80대 어르신 20여명이 양손을 좌우로 때로는 위 아래로 흔들며 마치 춤을 추듯 기공체조에 몰입해 있었다.

기공체조는 수강생 모집에도 걱정이 없다고 한다.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높아 연동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연동 주민센터(동장 김선희)가 65세 이상 어르신의 건강 증진과 생활 활력을 위해 프로그램을 개설한 이후,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각종 행사나 대회 때마다 기공체조를 선보일 정도로 인기다. 지난 16일 목포시가 주최한 ‘2016년 목포시 주민자치위원회 제1회 한마음전진대회’에도 참가해 그 명성을 알리는 등 각종 평가에서 따낸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일상의 비타민 ‘연산동 라인댄스’=연산동 주민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는 평일이면 신나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율동을 펼치는 몸놀림이 현란하게 펼쳐진다.

연산동(동장 김경열)은 지난해 특색 있는 문화생활 참여를 통한 프로그램 운영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신규 주민자치 프로그램으로 라인댄스를 개설했다.

라인댄스는 여러 사람이 줄지어 추는 춤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고 다이어트 효과도 커 주로 30∼40대 여성들에게 인기다.

심지어 다른 동에서도 원정 온 수강생이 있을 정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에는 매일 25∼30명 정도가 참석해 열기가 넘친다. 이들은 연산동이 매년 4회 개최하는 ‘연산 푸른 음악회’에 직접 참여해 끼와 재능을 발산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한방에 ‘삼향동 퓨전 난타’=삼향동 주민센터 바로 옆에 있는 다목적실. 입구에서부터 북소리가 요란하다.

삼향동(동장 김영준)은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퓨전 난타교실을 운영해 지역 주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3개동에서 퓨전 난타가 이뤄지는 곳은 삼향동이 유일하다. 수강생은 초급반과 중급반 등 2개반 50여명이다.

퓨전난타는 일반 난타와 달리 유행가부터 민요·국거리 장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면서 북을 두드려 신체적·정신적으로 운동이 된다는 게 특징이다.

강사 유순덕 씨는 “50대에는 타악이 제일 좋다. 특히 신나게 북을 두드리다 보면 가사일로 받은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된다”면서 “장단을 외워야 하고 두 손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부흥동 경기민요 교실’과 ‘부주동 기타교실’ 등도 주민들로부터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관내 각종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지역민들에게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 환원도 실천하고 있다.

한편 목포시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리는 목포 항구축제 기간에 ‘평생교육 발표회’ 특별 코너를 마련하고, 이들 자치프로그램을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목포=임영춘 기자 lyc@

/사진=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