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木浦)라는 지명이 언제 처음 사용됐을까’ 목포의 정명(正名)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목포시는 최근 ‘목포 정명 찾기’용역 보고회<사진>를 갖고, 목포 개항일에 대한 역사적 사실 검증과 목포 명칭 사용 유래에 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 목포시민의 날을 재조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목포 시민의 날은 목포항 개항일인 10월 1일에 맞춰 제정된 이후 50여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하지만 개항을 둘러싸고 ‘자주적인 개항’이라는 주장과 ‘사실상 일제의 강압에 의한 개항’이라는 주장이 맞서면서 시민의 날 변경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종 실록 35권에는 외세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황급히 1897년 7월 3일 토요일 밤 의정부에 청의서를 제출해 ‘1897년 10월 1일을 기해 목포와 진남포를 외국과의 통상을 위해 개방하고 외국인의 거류무역을 청허한다’고 기록돼 있다.

이를 근거로 앞서 개항지인 부산과 인천은 조약에 의한 개항인 반면 목포는 조약이 아닌 칙령에 의한 개항으로 ‘자주적인’ 개항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외적으로는 칙령에 의한 개항이지만 내적으로는 일본의 ‘강압에 의한’ 개항으로 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또 10월 1일은 개항 이전의 역사가 소홀히 돼 목포 역사를 110년 남짓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는 단점도 내포돼 있다.

이에 따라 목포진이 설치된 날을 시민의 날로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관련 사료들에 따르면 1439년 4월 15일(음력) 목포에 만호가 차견돼 목포진이 설치됐다. 따라서 목포진 설진 일을 시민의 날로 제정할 경우 목포는 600년 역사를 간직한 역사적 도시로서 위상을 지니게 된다.

특히 시민의 날 변경을 위해 용역사가 목포시민 251명(1대 1 대면조사 방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목포시민 68%가 목포시민의 날이 언제인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포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시민의 화합 단결을 도모하는 데 가장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 날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59%가 ‘목포항 개항일’을 꼽았고 ‘목포진 설진일’은 25%에 그쳤다.

목포에서 보존해야할 가장 가치 있는 문화유산으로는 근대역사관, 유달산, 갓바위, 목포진 역사공원, 삼학도 등의 순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향후 용역이 납품되는 대로 정치·경제·교육·문화예술계를 총 망라하는 전문가 그룹을 결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그룹과 시민들을 포함한 열린 간담회·토론회를 개최한 이후 시민의 날 변경에 대한 최종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용역 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시민의 날 제정 경위와 주장 근거, 문헌 등을 더 보완할 것과 일반시민과 전문가 집단을 구분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목포=임영춘기자 l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