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는 지나쳤던 숨은 유적들 ‘관광 목포’ 1% 속살
2016년 08월 08일(월) 00:00 가가
멜라콩다리碑·송도마을 77계단·고하도 육지면 발상지碑 등
市, 근대사 애환 품은 유적들 스토리텔링 관광코스 개발키로
市, 근대사 애환 품은 유적들 스토리텔링 관광코스 개발키로
송도마을 77계단
‘“목포, 어디까지 가봤니?”
근·현대가 공존하는 목포 원도심에는 목포 시민들도 잘 몰라 99%가 그냥 지나쳤던 숨은 보석 같은 유적들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 관광 상품 개발이 행정기관 주도로 이뤄지다보니 이러한 숨은 보석의 가치가 제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유달산∼고하도를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볼거리 창출을 위해 이 같은 원석들을 발굴해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써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역사적 관점에서 ‘양날의 칼’의 상징성을 지닌 곳인 만큼 아픈 역사를 재조명하는 스토리텔링과 이색 코스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관광 상품화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도심에 산재된 근대사의 애환을 품고 있는 비석(碑石)을 중심으로 목포의 1% 속살을 들여다봤다.
◇멜라콩 다리 비(碑)=목포시민 다수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한 위치를 아는 이는 극소수다.
목포역에서 화물취급소로 돌아가는 길목인 목포역 담장에 초라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1946년 4월 20일 건립된 비의 전면에는 ‘멜라콩 다리’라고 새겨져 있고 우측엔 ‘목포역 정모 박길수’라는 이름이 있다.
소아마비 장애에 체격도 왜소했던 박길수는 주민 불편해소를 위해 성금을 모아 목포역 주변으로 흐르는 하천 위에 다리를 세운 인물로, 멜라콩은 그의 별명이다. 그는 목포역 소화물 취급소에 근무하며 무려 48년 동안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데 앞장서왔다.
◇옛 송도신사터와 77계단=1910년 일본인이 목포에 조성한 대표적 신사인 송도신사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일명 77계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원래 소나무가 많아 송도(松島)로 불리웠지만 일본인들이 소나무를 전부 없애고 벚나무를 심은 뒤 정상에 신사를 세워 조선인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던 굴욕의 역사 현장이다.
일제강점기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 이곳 계단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의무였다고 한다.
이곳은 최근 목포시의 노력으로 국토교통부와 지역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도시지역 새뜰 마을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총 사업비 56억원이 투입돼 안전, 생활·위생인프라, 주택정비 등 생활여건 개선사업이 진행된다.
◇총순 구종명 영세불망비=목포 수문로에 1906년 건립된 이 비는 구종명이라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세운 공덕비다. 구종명은 무안 감리서 산하의 경찰서인 경무서 소속 경찰로 직책이 총순이었다.
그는 조선인과 일본인 간에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앞장섰고 법률지식이 없는 조선인들을 대변했다. 특히 이 비는 최초 목포경찰서라 할 수 있는 무안경무서 자리에 세워져 더 큰 의미가 있다.
◇고하도 육지면 발상지 비=고하도는 1904년 목포주재 일본 영사 와카마쓰 우사부로(若松兎三郞)에 의해 국내 최초로 육지면이 재배된 발상지인 동시에 목포항에 삼백(三白-목화, 소금, 쌀)의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전국 3대항 6대도시로써 명성을 떨치게 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당시 고하도를 비롯한 전남 서남권 일대에서 생산된 면화가 국내 생산량의 30%∼40%를 차지했고 이곳에서 생산된 면화는 주로 무안·해남·군산에 건립된 면 제조공장을 거쳐 전량 일본으로 수탈되는 수모를 겪었다.
면화장려 30년 기념회가 1936년에 건립한 조선 육지면발상지(朝鮮陸地綿發祥之地) 기념비는 이충무공 유적지 모충각 주변에 세워져 있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 유달산을 일본인에게 팔아먹으려 했던 설화로 유명한 ‘정병조 영세불망비’ ▲일제 강점기 목포형무소 수감자들을 화장했던 장소를 기리는 ‘목포형무소 합장비’ ▲목포∼신의주 498㎞와 목포∼부산 378㎞의 출발 기점인 ‘국도 1,2호선 원기점’ ▲목포의 한을 달래주었던 ‘목포의 눈물 노래비’ 등 비(碑)를 테마로 한 유적지만 20여 곳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박홍률 목포시장은 “원도심에 산재된 비(碑)들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다”면서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계기로 이들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스토리텔링으로 연결시켜 이색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임영춘기자 lyc@kwangju.co.kr
근·현대가 공존하는 목포 원도심에는 목포 시민들도 잘 몰라 99%가 그냥 지나쳤던 숨은 보석 같은 유적들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 관광 상품 개발이 행정기관 주도로 이뤄지다보니 이러한 숨은 보석의 가치가 제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 유달산∼고하도를 연결하는 해상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변 볼거리 창출을 위해 이 같은 원석들을 발굴해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써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도심에 산재된 근대사의 애환을 품고 있는 비석(碑石)을 중심으로 목포의 1% 속살을 들여다봤다.
◇멜라콩 다리 비(碑)=목포시민 다수가 이름은 들어봤지만 정확한 위치를 아는 이는 극소수다.
목포역에서 화물취급소로 돌아가는 길목인 목포역 담장에 초라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1946년 4월 20일 건립된 비의 전면에는 ‘멜라콩 다리’라고 새겨져 있고 우측엔 ‘목포역 정모 박길수’라는 이름이 있다.
◇옛 송도신사터와 77계단=1910년 일본인이 목포에 조성한 대표적 신사인 송도신사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일명 77계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 이곳 계단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의무였다고 한다.
이곳은 최근 목포시의 노력으로 국토교통부와 지역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도시지역 새뜰 마을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올해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총 사업비 56억원이 투입돼 안전, 생활·위생인프라, 주택정비 등 생활여건 개선사업이 진행된다.
◇총순 구종명 영세불망비=목포 수문로에 1906년 건립된 이 비는 구종명이라는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세운 공덕비다. 구종명은 무안 감리서 산하의 경찰서인 경무서 소속 경찰로 직책이 총순이었다.
그는 조선인과 일본인 간에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조선인의 권익을 위해 앞장섰고 법률지식이 없는 조선인들을 대변했다. 특히 이 비는 최초 목포경찰서라 할 수 있는 무안경무서 자리에 세워져 더 큰 의미가 있다.
◇고하도 육지면 발상지 비=고하도는 1904년 목포주재 일본 영사 와카마쓰 우사부로(若松兎三郞)에 의해 국내 최초로 육지면이 재배된 발상지인 동시에 목포항에 삼백(三白-목화, 소금, 쌀)의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전국 3대항 6대도시로써 명성을 떨치게 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곳이다.
당시 고하도를 비롯한 전남 서남권 일대에서 생산된 면화가 국내 생산량의 30%∼40%를 차지했고 이곳에서 생산된 면화는 주로 무안·해남·군산에 건립된 면 제조공장을 거쳐 전량 일본으로 수탈되는 수모를 겪었다.
면화장려 30년 기념회가 1936년에 건립한 조선 육지면발상지(朝鮮陸地綿發祥之地) 기념비는 이충무공 유적지 모충각 주변에 세워져 있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 유달산을 일본인에게 팔아먹으려 했던 설화로 유명한 ‘정병조 영세불망비’ ▲일제 강점기 목포형무소 수감자들을 화장했던 장소를 기리는 ‘목포형무소 합장비’ ▲목포∼신의주 498㎞와 목포∼부산 378㎞의 출발 기점인 ‘국도 1,2호선 원기점’ ▲목포의 한을 달래주었던 ‘목포의 눈물 노래비’ 등 비(碑)를 테마로 한 유적지만 20여 곳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박홍률 목포시장은 “원도심에 산재된 비(碑)들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다”면서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계기로 이들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스토리텔링으로 연결시켜 이색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목포=임영춘기자 lyc@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