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함평 대표상권이었던 함평읍 농협사거리부터 구 한전구간 상권이 무너지면서 대책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을 관통하는 중앙(도로)길이 차량의 한방향 통행만 가능한 일방로로 전환된 후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지역민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들은 일방로 지정을 해제하고 도로폭을 넓혀 보행로 확보 및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도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함평군은 열악한 재정여건 등을 이유로 사실상 두 손을 놓은 채 방치하고 있다.

11일 함평군과 함평읍 상인 등에 따르면 농협 함평군지부 앞 사거리에서 구 한전까지 연장 600여m(도로폭 4∼5m)의 거리는 군청 등 관공서가 밀집돼 한때 함평읍의 핵심상권이자 중심로였다.

1980년대만 해도 중앙길 주변에는 군청을 비롯한 경찰서, 교육청, 농협, 축협, 한전 등 기관들이 즐비하고, 지역민들도 몰려들면서 주변 상가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지난 1990년 초 해당 구간이 일방로로 지정되면서 급속하게 쇠락을 길을 걷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실제 일방로 지정 후 차량 접근 불편 등을 이유로 방문객이 급감하고, 중심 상권도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빈 상가들만 넘쳐나고 있다.

그나마 군청과 경찰서, 교육지원청이 아직까지 이곳 주변에 자리잡고 있으나, 대다수 기관은 차량진입 등 불편한 접근성과 주차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이전한 상태며, 군청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도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인들은 또 중앙길 상권 침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일방로를 따라 박혀 있는 흉물스런 전봇대를 지목하고 있다.

전봇대가 50m 간격으로 도로폭이 4∼5m에 불과한 도로 가장자리 차선에 맞물려 있는 탓에 보행자 인도를 확보할 공간 조차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상권 침체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곳 상인과 주민들은 중앙길 일방로 해제 및 활성화를 위해 군 번영회를 주축으로 서명운동을 비롯한 민원을 군청과 군의회, 경찰서 등 관련기관에 수차례 제기했지만, 해당 기관들은 서로 책임만 떠넘긴 채 예산타령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상인은 “일방로 인근 주민들은 상권침체와 재산권 행사까지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보행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라도 전봇대 지중화와 도로폭 확대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중앙길 일방로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 사업을 신청했으나 탈락해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방로 해제에 앞서 도로확장사업이 우선돼야 하며, 열악한 군 재정을 감안해 읍소재지 정비사업 등 정부정책 사업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