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신평마을에서 태어난 뒤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마을을 지켜온 송진주(76)씨는 “제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이곳에서 태어나고 또 생을 마감하셨다”고 말했다.

그의 집은 마을 해안도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농사를 짓는 그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마당에 있는 마루에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것.

“언제부터인지 몰라요. 아주 오래됐지. 집안 대대로 이 집터를 지키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전 제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이 너무나 좋아요. 공기도 좋고 조용한데다, 마당에만 나와도 그림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죠.”

송씨는 “주민들 모두 형제처럼 서로 힘들 때 도와주고 의지할 수 있다는 게 신평마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어릴 적부터 한 동네서 나고 자란 이웃들 모두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다만, 딱 한가지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고즈넉하니 풍경도 좋고 살기도 좋은데, 젊은 사람들이 없어요. 갯벌체험도 하고 눌러 살기도 하고.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활기 넘치게.”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