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마을 주민 80∼90%는 만65세 이상 어르신들인데, 힘든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도시에 사는 이들이 마을로 직접 찾아와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여수시 화양면에 사는 이희한(58) 안포어촌계장은 고령화된 마을의 소득사업전략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마을 주민 수 대다수가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밭일 또는 어장·갯벌에서 하는 힘든 노동을 감내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농어촌 현실을 감안하면 어르신들이 육체적 노동을 최소화하면서 소득은 꾸준히 이어지는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안포마을의 주요 소득원은 갓·상추·감자·마늘·피조개·새조개·장어 등 농어업 생산물로, 주민 대다수가 소규모 영세농어업인들이다. 최근 몇 년 새 주민들의 수입이 갈수록 감소하면서 이 어촌계장은 주민들에게 공동으로 마을 앞 갯벌 체험장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체험객들이 일정금액의 비용을 지불하면 1년간 마을 친환경 갯벌에서 마을 특산품인 피조개와 새조개를 마음껏 직접 캐서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는 “체험객이 몰리다보니, 주민 수입도 전에 비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마을 갯벌에서 캐는 피조개와 새조개는 전국 어는 지역의 생산물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체험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직거래 판매(피조개 10㎏ 기준 2만5000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과거 피조개는 도매시장에서 10㎏에 1만원에 가져갈만큼 헐값이었다. 그러다보니 중간 상인들에게 파는 물량을 최소화하고 직거래 물량을 늘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어촌계장은 “중간 유통과정이 많을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를 수 밖에 없다”며 “가격에 거품만 빠지면 생산자 입장에선 소비자들이 우리가 직접 캐낸 수산물을 믿고 먹을 수 있는 시스템만 갖추면 된다”고 피력했다.

“앞으로 외지인들이 직접 찾는 마을로 바꿔 나갈 것입니다. 우리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소비자들이 직접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60을 바라보는 ‘젊은 어촌계장’의 다짐이다.

직거래 문의 010-6690-2005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