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먹빛 속에서 바르르 몸을 떨며 올라오는 은빛 영롱한 빛깔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와요”

경기도에서 출조 왔다는 한 낚시꾼은 “가끔 씨알 굵은 갈치가 나오고 하니까 그 짜릿한 손 맞을 잊지 못해 종종 찾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들어 목포 평화광장 앞바다가 밤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강태공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특히 추석 이후부터 3지(손가락 3마디)의 굵직한 갈치들이 올라온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에서 목포를 찾는 낚시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4일 밤 찾은 선상 낚시현장에도 어선마다 10∼20여명의 낚시꾼들이 갈치 낚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특히 밤 갈치낚시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초보자나 가족 단위로 즐기는 경우는 많았다.

가을밤 향연을 만끽하기 위해 낚싯대를 드리운 낚시꾼들의 모습은 처음 무대에 선 듯 결연한 표정으로 집어등 불빛에 엿보였다. 꽁치를 잘라 지그헤드에 걸고 물속으로 던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펄떡이는 갈치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펼치는 모습도 수시로 목격됐다.

한 선상 낚싯배 선장은 “올해는 태풍이 없었고 물살도 없어 하룻밤 새 100마리 이상 낚는 태공들이 부지기수다. 초보자들도 요령만 익히면 30∼40마리는 거뜬하다”고 귀띔했다. 예전에는 바지선들이 정박해 낚시를 하던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어선 이동식 방식으로 바뀌면서 포인트로 이동이 가능해 갈치 어획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예전과 다른 점이다.

한때 80척이 넘는 갈치 낚싯배 운행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관계기관이 지난해부터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어선 36척에 대해 운항을 허용하면서 어수선한 모습도 사라졌다.

김춘성(목포대교낚시점 대표)씨는 “갈치 낚시는 신중해야 한다. 입질이 왔다고 바로 채면 십중팔구 실패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낚싯대를 늦추고 재차 입질이 오면 잡아채야 한다. 이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이 비결”이라며 “집에서 구이나 찌개로 가장 많이 쓰는 씨알이 3지나 4지인데 요즘 이런 씨알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또 갈치낚시의 지그헤드가 특이했다. 보통 지그헤드의 바늘은 위로 향하는데 갈치는 바늘이 밑을 향하고 있다. 이는 갈치가 수직으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씨의 설명이다.

한편, 갈치 낚싯배는 일몰 시각에 맞춰 오후 7시 무렵부터 탑승이 가능하고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운항한다. 요금은 1인당 6만원이다.

/목포=임영춘기자 l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