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상곡리 개인주택 신축부지에서 초기 철기 시대 인근 국가와 활발한 문물교류를 입증하는 청동제 거울모양동기(鏡形銅器·사진) 4점이 출토됐다. 거울모양동기는 청동기∼초기 철기 시대 몸 앞에 매달아 빛을 반사시키는 장신구다.

한국문화재재단은 26일 문화재청의 위탁을 받아 상곡리 일대(790㎡)에서 소규모 정밀 발굴조사를 추진한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초기 철기시대 석관묘 등 유구 21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거울모양동기는 초기 철기 시대 석관묘 1호에서 발견됐다. 4점 모두 크기(6.4×6.2cm)와 형태가 같아 동일한 틀을 이용한 밀납주조 방식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동문화가 앞섰던 중국 동부에서 주로 유행했던 것으로 무덤 피장자가 당시 지역사회 유력자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와함께 청동기 시대 토광묘(지하에 수직으로 네모난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매장하거나 목관을 사용한 묘) 1기, 주거지 2기, 구상유구(고랑 모양의 터) 1기, 초기철기 시대 석관묘 4기와 주구(무덤 주변의 도랑) 1기, 삼국 시대 주구 1기 등 모두 21기 유구가 확인됐다.

삼국 시대 주구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는 제사를 지내면서 항아리 등을 일부러 깨뜨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백제 조족문(새발무늬) 토기와 함께 일본 구주지역 스에키계 개배(뚜껑이 있는 접시), 가야의 파상점열문(위아래는 물결무늬가 있고 가운데는 점 무늬가 있는 토기) 항아리가 한꺼번에 나왔다.

한국문화재재단 관계자는 “함평 상곡리 유적은 통해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백제 중앙과 대가야, 멀리는 왜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김용희기자 kimy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