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대다수가 이곳에서 나고 자란 분들이에요. 사계절 살기 좋고, 찾고 싶고, 누구나 머물고 싶은 관광지를 만드는 게 마을 주민들의 목표입니다.”

마을 갯벌 체험관광사업을 추진 중인 신안군 안좌면 한운마을 이장 김재광(58)씨는 반짝 관광이 아닌 사계절 관광을 통한 주민 소득증대를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마을회관에서 만난 그는 “마을 앞바다에 길이 800m의 독살이 조성돼 있는데, 이는 조상대대로 지켜온 전통 고기잡이 방식이다. 하지만 일제시대 때 잠정 폐쇄된 이후 현재까지 개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마을 관광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가구수 50가구인 한운마을은 어농 복합마을이다. 주로 고구마·마늘·고사리 등 밭농사와 벼농사, 숭어·운절이(문절망둑) 등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운마을에 가기 위해선 신안 압해읍 송공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30∼40분 가량 가야 하는데, 마을엔 드넓은 평야와 탁 트인 바닷가가 펼쳐져 있어 해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주소득원인 벼·밭농사와 어업부문에서 관광부문으로 눈길을 돌린 이유다. 지리적 특성상 1차산업인 농어업 중심의 소득만으론 생계를 꾸려가는데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한운마을 역시 전국 대부분의 농어촌이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는 “한운마을에서 나고 자랐는데,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은 벼·밭농사를 지으면서 연간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지만 마을 주민 상당수는 아직도 소규모 농어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역시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마을 주민들 모두가 농어업과 관광산업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창출이다. 이에 따라 그는 기존 1차산업 중심의 농어업에 2·3차산업을 융복합해 농어업의 외연확장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추구하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연륙교 사업(압해∼자은)과 농수산물 저장창고 설치사업 등을 통해 지리적 특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있다. 주민들이 수확한 농수산물을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관광산업도 주민소득증대를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마을 앞바다엔 ‘U’자 형태의 해안이 조성돼 있는데, 해안가에서 300m∼1㎞ 떨어진 곳에 독살이 설치돼 있다.

현재 이 독살은 돌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마치 구멍 뚫린 그물처럼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은 이 돌들을 예전처럼 하나하나 쌓아 올려 전통 고기잡이방식을 고수하는 한편 관광체험 프로그램으로 마련, 소득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마을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마을 주민들끼리 서로 돕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면서 “해당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승인을 받은 뒤 해당 사업을 하나하나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