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노적봉 길에 있는 일제 강점기 전통 사찰인 정광 정혜원(목포시 문화유산 제20호)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최근 목포시를 방문, 정광 정혜원을 둘러보고 박홍률 목포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박 시장은 “정광 정혜원은 창건주와 시대적 배경이 분명한 일본식 사찰로 일제강점기의 사찰 양식을 엿 볼 수 있고 전형적인 일제강점기 일본 주택양식인 ㅁ자형 중정형 건물양식을 띠고 있어 문화재로써 가치가 높다”며 등록문화재 지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정혜원 화림 주지스님이 지난 10월 초 일본에서 지난 1912년 건립 당시의 원형 사진과 창건 문서를 입수해 원형대로 복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도 문화재 지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박홍률 시장은 문화재청장에게 정광 정혜원·보광사 석조석가여래좌상에 대한 등록문화재 지정과 달성사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 보물 승격 등을 건의하고 고하도 진성에 대한 긴급 발굴비를 지원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나선화 청장은 “지난 2008년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으나 근거나 자료가 불확실해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에 일본에서 추가 자료가 발견된 만큼 그 자료에 대한 평가를 거쳐 문화재 지정을 긍정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정광 정혜원은 고은 시인과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승려였던 고은 시인이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정혜원으로 포교를 나왔다가 전남대 상대 학생이었던 박재철(법정 스님의 속명)을 만나 불교로 귀의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한편 정광 정혜원은 지난 1912년 일본의 ‘조종동대본산 목포 포교소’로 인가를 받아 도현화상이 ‘흥선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이며 광복이후 정광 정혜원으로 개명해 현재 조계종 제 18교구 백양사 말사로 등록돼 있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