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지역에서 농업용 창고를 건설중인 한 주민이 대량의 토사를 전남도 발주 공사 현장에 불법으로 무단 반출해 말썽이다.

특히 함평군이 불법사실을 적발하고 공사중지를 요청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토사 반출 및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이처럼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부지에 창고 조성 등에 따른 토사반출 허가를 받은 뒤 토사를 불법 판매하는 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 학교면 죽정리 내 토지 소유자 A씨는 자신의 1만1670㎡ 토지 중 660㎡(200평)의 농업용 창고를 짓기 위해 3428㎡의 개발행위 허가를 받고 부지조성 공사를 진행했다.

A씨는 애초 1만1670㎡의 토지 전체 면적을 개발행위로 신청했지만, 함평군은 검토과정에서 창고건축 부지면적에 비해 개발행위 면적이 과다하다며 3428㎡만 개발행위 허가를 했다.

이에 따라 해당 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사량은 신청 당시 2만㎥(루베)에서 5000㎥(루베)만 축소됐으며, 토사반출 장소는 학교면 생태하천 조성장으로 허가됐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생한 토사와 토석들이 사업계획서와 다른 외부지역으로 불법 반출된데다, 반출 토사양도 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함평군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함평군은 A씨가 농업용 창고 부지조성을 앞세워 토사반출 허가를 얻은 뒤 토사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해당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토사와 토석들이 전남도에서 발주한 영산강 강변도로(2공구) 개설공사 현장인 나주시 다시면 등 외부지역으로 불법 반출되고 있었다. 도로 공사 현장이나 건축공사 성토용 토사는 토치장 허가를 받은 고품질의 토사만 사용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영산강 강변도로 현장 관계자는 “성토용이 아닌 길 유지 보수용으로 덤프차 25톤 80대 분량의 토사를 공급받았으며 불법토사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건설관계자는 “토치장 허가를 정식으로 받지 않은 불법 토사들은 토양의 성분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함평군 관계자는 “공사 현장을 확인한 결과 허가 부지 경계측량 말목 조차 없는 등 무분별한 개발행위가 이뤄지고 있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면서 “사업계획과 다르게 불법반출과 허가면적을 초과하는 개발행위가 있어 관련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