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지는 달이 가장 아름다운 섬 낙월도(落月島). 순수한 우리말은 ‘진달이 섬’. 영광군 낙월면 낙월리. 1914년 신안군으로부터 분리돼 영광군에 편입된 후 영광군 낙월면으로 소속되면서 면소재지가 됐다.

전국 새우젓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새우의 섬이기도 한 낙월도.

칠산도 근해에서 잡히는 새우를 염장한 오젓, 육젓, 추젓, 동백하는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해 소화를 돕는다. 특히 동절기에 잡은 동새우로 담은 김장김치는 발효가 잘되고 그 맛이 감칠나 새우생산지로 널리 알려진 새우의 고장이다.

칠산타워가 우뚝 솟아있는 영광 향화도항에서 출발한 배는 1시간쯤 지나 하낙월도에 도착했다. 마을 입구에는 정자쉼터와 ‘새우의 섬 하낙월도’라고 새겨진 마을 표지석, 섬 안내도, 섬에 대한 유래가 적힌 표지석이 있다.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긴 건 반들반들한 몽돌로 만든 개집에서 나온 강아지. 낙월도에는 짙은 검정색을 띠며 강도가 강하고 질이 뛰어난 묵석(墨石)이 산재해 있어 전국 수석 동호인들게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묵석 채취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마을 안에는 온통 돌로 만들어진 집이 많다.

우선 허기부터 달랬다. 민박집 밥상은 굴 무침, 말린 민어볶음, 양념게장, 새우튀김 등 16가지 반찬에 상다리가 휜다. 잔칫상 같다고 했더니 낙월도에서는 일상으로 먹는 아니 좀 소박한 밥상이란다. 쌀만 생산됐다면 시장에 갈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소화도 시킬겸 하낙월도 뒤편에 있는 장벌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산이 담처럼 둘러싼 조용하고 아담한 백사장은 마치 요새처럼 아늑하다. 캠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이유가 있다. 또 간조 시 1km 해상에 100ha 정도의 넓은 모래등이 돌출돼 맛조개를 잡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섬 외곽에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장버래쉼터, 정자전망대 등에서 해식으로 생긴 기암괴석 등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40여분을 걷다 낚시터 외양마지를 지나면 상낙월도로 가는 진월교가 나온다.

낙월도는 상낙월도와 하낙월도로 분리된 두 개의 섬으로 썰물 때 1.2㎞ 정도의 모래바닥이 드러나면서 하나의 섬이 된다. 1989년 두 섬 사이에 방조제가 놓여 차들도 다니는 등 하나의 섬이 됐다. 그러나 제방을 쌓은 뒤 해수가 유통되지 않아 갯벌이 죽어가자 2014년 2월 제방 50여m를 잘라내 다리를 만들었다.

상낙월도에는 면사무소, 우체국, 보건소, 파출소 등 행정기관이 모여있다. 염산초 분교, 응급의료 헬기 이.착륙장, 발전소도 있다. 하낙월도와 마찬가지로 섬 외곽으로 둘레길이 좀 더 잘 조성돼 있다. 작은 몽돌과 백사장이 어울린 재계미 해변, 백사장이 고운 갈마골 해수욕장 등이 있다.

항화도에서 낙월도를 오가는 선박 ‘섬사랑 12호’는 오전 7시30분 첫 배를 시작으로 오전 10시30분, 오후 3시30분 등 하루 3차례 운항한다. 문의 ‘섬사랑 12호’ 선장 010-5100-9955.

/김지영 기자ikna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