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중인 함평군 나산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이 수년째 공사발주조차 못한 채 지지부진해 지역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번 사업은 마을진입로와 연결도로개설 등 기초생활기반확충을 비롯한 상가간판·체육공원 정비 등 지역경관 개선을 통해 낙후한 농촌마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핵심이지만, 공사지연으로 되레 지역발전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 연말까지 모든 공사를 준공해야한다는 점에서 자칫 공사기간에 쫓겨 부실·졸속 사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함평군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으로 지난 2013년 선정돼 추진하고 있는 함평 나산면소재지 종합정비 사업은 올해말까지 준공을 해야한다. 하지만 현재 주민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1단계 시설공사조차 발주하지 못한 상태다.

나산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은 나산면 삼축리 일원 5일시장 진입로정비 등 13개 사업에 국비 49억원, 지방비 21억원 등 총 70억원이 투입되는 면 단위 기준으로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함평군으로 일괄위탁 받았으며, 1, 2단계 사업으로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동안 진행해야 한다. 준공 일정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 1년 연장은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용지매입을 못하면 사업에서 제외된다.

특히 정부지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준공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향후 다른 정부공모사업을 수주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사업은 5일시장 진입로 정비 및 마을연결도로개설 등 기초생활기반확충 44억5000여만원, 상가간판 및 체육공원 정비 등 지역경관개선 15억9000여만원 등이다.

또 지역역량강화 사업으로 9억50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민교육 등 주민참여 활성화사업도 진행한다.

하지만, 공사진행은 더디기만 하다.

준공 계약일이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 1단계 공사조차 착수하지 않고 있으며, 사업지구 내 용지매입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2014년 원활한 사업추진 등을 명분으로 지역주민 11명을 포함한 총 15명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3개국을 9박 10일동안 다녀오는 등 사실상 ‘선심성 사업’에는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같은 한국농어촌공사의 더딘 행정행태를 바라보는 나산면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일부에선 사업 만료일이 임박한 데도 공사착공은커녕 협의만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주민 이모씨는 “면소재지 개발사업 소식을 듣고 한껏 기대했는데 4년이 지난 현재까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고, 진행 여부를 문의하면 수년째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이러다 올 연말까지 마무리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는“주민 의견을 설계에 반영해 추진하다 보니 공사착수가 늦어지게 됐다”면서 “조만간 전남도의 설계심사가 확정되면 공사발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올해 안에 모든 사업이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