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들여다보기] 하서 김인후와 필암서원- 김형주
2017년 03월 21일(화) 00:00 가가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는 조선전기의 대학자로 1510년 장성에서 부친 김령(金齡)과 모친 옥천조씨 사이에 태어났으며 본관은 울산(蔚山), 자는 후지(厚之)이다. 9세 때인 1519년 김안국(金安國)에게서 ‘소학’을 배웠고, 1531년 사마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입학하였다. 이 시기에 이황과 교우관계를 맺고 함께 학문을 닦았다.
1540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 부정자(承文院副正字)에 임명되었으며, 1543년 홍문관 부수찬이 되어 세자를 보필했다. 1544년 제술관(製述官)으로 있다가 1545년 을사사화 때 신병을 이유로 향리인 장성에 돌아와 성리학 연구에 전념하였다. 이후 1554년까지 성균관 전적(典籍) 등 여러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선생의 성리학 이론은 한국유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태극이 음양과 공존하지만 도(道)와 기(器)는 다르므로 태극과 음양은 일물이 아니라며 태극음양일물설(太極陰陽一物說)을 주장한 이항(李恒)과는 정반대의 입장에 섰다. 또한 인심과 도심(道心)은 모두 그 움직일 곳을 둔다하여, 기대승의 주정설(主情說)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선생은 수양론에 있어서는 성경(誠敬)을 주된 목표로 삼아 경으로써 이를 바르게 해야 다시금 마음이 일신을 주재할 수 있게 된다는 주경설(主敬說)을 주장하였다. 천문·지리·의약·산술·율력(律曆)에도 정통하였다. 제자로는 정철·변성온(卞成溫)·기효간(奇孝諫)·조희문·오건 등이 있다. 저서로는 ‘하서집’(河西集), ‘주역관상편’(周易觀象篇), ‘서명사천도’(西銘事天圖), ‘백련초해’(百聯抄解) 등이 있다.
필암(筆巖)서원은 1590년 호남 유림들이 김인후의 도학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장성읍 기산리에 사우를 세운데서 비롯한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소실돼 1624년 복원하였고, 1662년 지방 유림들의 ‘사액을 요청하는 상소’(請額疏)를 올려 ‘필암’(筆巖)이라 사액됐다. 1672년 현재의 황룡면 필암리로 이건하고 1786년에는 사위 양자징을 추가 배향하였다. 필암은 하서가 태어난 맥동(麥洞)마을의 문필봉(붓바위)에서 유래한다.
경내의 전각은 2층으로 된 문간채인 확연루(廓然樓)를 비롯하여 하서집’ 등 1300여권의 도서가 소장된 장서각, ‘하서집’(河西集) 구본 판각과 신본 판각 등 637점을 보관하는 장판각(藏板閣), 서원의 강당인 청절당(淸節堂), 서원의 동재와 서재로 쓰던 진덕재(進德齋)와 숭의재(崇義齋), 제사도구를 넣어두는 전사청(典祀廳), 제물로 쓸 가축을 매어두는 계생비(繫牲碑) 등이 있다.
주요 유물로는 보물 제587호인 ‘노비보’(奴婢譜) 등의 문서 69점, 인종이 하사한 묵죽도, 기준(奇遵)이 방문기념으로 기증한 붓 등이 있다.
하서의 높은 학문적 가치로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 일컫는 문필의 고장이 되었으며, 인근에 조선시대의 유명한 청백리 박수량(朴守良)선생의 백비와 홍길동 테마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필암서원은 포충사와 함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꿋꿋이 유지돼 온 그윽한 학문의 향기가 넘치는 유교문화재이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선생의 성리학 이론은 한국유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태극이 음양과 공존하지만 도(道)와 기(器)는 다르므로 태극과 음양은 일물이 아니라며 태극음양일물설(太極陰陽一物說)을 주장한 이항(李恒)과는 정반대의 입장에 섰다. 또한 인심과 도심(道心)은 모두 그 움직일 곳을 둔다하여, 기대승의 주정설(主情說)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경내의 전각은 2층으로 된 문간채인 확연루(廓然樓)를 비롯하여 하서집’ 등 1300여권의 도서가 소장된 장서각, ‘하서집’(河西集) 구본 판각과 신본 판각 등 637점을 보관하는 장판각(藏板閣), 서원의 강당인 청절당(淸節堂), 서원의 동재와 서재로 쓰던 진덕재(進德齋)와 숭의재(崇義齋), 제사도구를 넣어두는 전사청(典祀廳), 제물로 쓸 가축을 매어두는 계생비(繫牲碑) 등이 있다.
주요 유물로는 보물 제587호인 ‘노비보’(奴婢譜) 등의 문서 69점, 인종이 하사한 묵죽도, 기준(奇遵)이 방문기념으로 기증한 붓 등이 있다.
하서의 높은 학문적 가치로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 일컫는 문필의 고장이 되었으며, 인근에 조선시대의 유명한 청백리 박수량(朴守良)선생의 백비와 홍길동 테마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필암서원은 포충사와 함께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꿋꿋이 유지돼 온 그윽한 학문의 향기가 넘치는 유교문화재이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