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트렸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통령 퇴진과 하야’ ‘탄핵인용’ ‘대통령의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친 촛불집회와 ‘탄핵각하’ ‘탄핵무효’ ‘구속불복’을 외친 태극기집회를 보며 우리는 두 동강난 국민의 분열의 행태를 여실히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국란 때마다 의병활동, 국채보상운동, 3.·1운동과 독립운동, 그리고 IMF 외환위기의 금 모으기 등 국가의 위기마다 ‘단합하는 DNA’를 갖고 있다. 또한 4·19, 5·18, 6월 항쟁 등 의롭지 못할 땐 분연히 싸웠다. 이번에도 불법과 권력남용으로 국정이 바로 서지 못해 ‘광장의 촛불집회’를 열었다.

우리 국민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배고픔도 참고 정부를 따랐으며, 자신보다도 나라를 더 걱정하며 사랑했다. 그런데 박근혜 전 정부는 정치적 무능과 일개 한 아주머니(최순실)의 농간으로 국정 전반이 흔들렸고, 국민은 정경유착 등으로 망가진 경제를 되살리려는 데 정부와 재벌이 배신함에 따라 분노했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국정운영·경제체제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에게 안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취임식 때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쳤던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자업자득으로 ‘탄핵 파면’을 당했다. 3년 전 세월호 참사 때 회자됐던 말이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하며 역사 앞에 바르게 설 것이라는 희망을 나눴지만, 사건에 대한 진상은 확실한 규명 없이 흐지부지 되더니, 그 결과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전’의 비정상적인 역사를 계속 쓰고 있다.

그리하여 국가 통치자의 리더십 부재, 헌법과 법을 준수하지 못한 국정농단으로 ‘광장의 촛불집회’를 몰고 왔으며, 마침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헌재의 판결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광장의 민주주의’에서 시작돼 결국 법정에서 ‘법치 민주주의’로 탄핵을 이끌어냈다. 평화적인 ‘촛불시민혁명’의 승리로 귀결된 것이다.

탄핵판결까지 20회 걸쳐 연 1600여만명 국민은 자발적 촛불집회를 통해 탄핵을 요구했고, 헌재에서 합법적 절차를 걸쳐 심판한 것이니 정부수립 이후 우리 민주주의 성숙함을 엄숙히 선포한 것이다.

하지만 ‘촛불집회의 정신’은 대통령 탄핵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 되어야 한다.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쌓여온 비정상적인 적폐 청산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념·지역·계층·세대 갈등과 대결을 포용과 화합으로 이끌어 안정적 변화를 주도할 리더가 필요하다.

5월은 대선이다. 이번 대선은 ‘광장집회’에 나타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갈등·대결로 갈라진 국론을 통합하며 경제적 위기극복과 정치·외교적 능력을 발휘할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 ‘광장의 함성’을 반대세력에 대한 분노가 아닌 화합과 법치주의를 지켜내는 동력으로 이끌어 역사적 이정표로 전환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

‘집안이 가난할 때는 좋은 아내가 생각나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위대한 지도자와 충신이 더욱 생각나는 법.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를 택하여 각종 분열·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4대 강국에 둘러싸인 위기의 대한민국, 정의도 안보도 경제도 다 중요하다. 그러나 단합하지 않으면 어느 것도 지킬 수 없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똑같은 역사를 반복한다. 거짓이 진리를 이길 수 없듯이 정치인은 천심인 민심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 촛불집회 때 “이게 나라냐”라는 목소리에 더 귀 기울어야 한다. 역사의 흐름을 바르게 세워야 할 우리의 책무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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