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정부의 대북햇볕정책 2.0’이냐, ‘이명박·박근혜정부의 대북봉쇄정책 2탄’이냐.

19대 대선 후보들의 통일분야 공약은 극과 극이다. 전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이며, 후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입장이다.

공통점은 북핵과 미사일, 사드 배치 등 안보현안이 대선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면서 남북대화·인도적 교류 등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것이다. 원론만 있을뿐 각론은 사라졌다. 자칫 ‘북풍 공세’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탓으로 풀이된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남북관계 개선-비핵화·평화체제 수립이라는 소신 공약을 내놨다.

문재인 후보의 통일정책 기조는 ‘민생·경제 통일’이다. 통일 준비의 일환으로 민생을 중심에 둔 접근, 지자체 및 민간분야의 남북교류 활성화 지원, 남북협력에서 국회의 역할 증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경제와 안보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남북한 경제공동체를 공약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문 후보는 안보·종북 프레임에 대한 대응으로 북핵 해결 방안 등에서 우클릭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개성공단, 5·24조치, 금강산 관광 등 구체적 현안은 언급조차 꺼리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남북관계 개선-북핵 해결-평화체제 수립이 선순환하는 대북정책을 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8월 목함지뢰폭발사건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2+2 남북장관급회담’을 임기 내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대북정책의 근간은 각급 남북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회담 제도화위원회’를 설치해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등 4대 합의를 존중하고 계승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후보는 다양한 정책적 스펙트럼을 제시하고 있지만, 문 후보처럼 개성공단, 5·24조치,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심상정 후보는 국방개혁-남북관계-비핵화·평화체제 사이에 선순환적인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속적인 국방개혁의 토대이자 문민통제를 규정하는 ‘국방기본법 제정’ 공약이 눈길을 끈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5·24조치 해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상설화 등도 제시했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대북정책은 흡사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등 군사적 수단은 물론이고 전방위적 대북 제재 및 압박으로 북한을 비핵화하겠다는 주장이다. 아직은 대화할 시기가 아니라는 듯 남북교류 방안은 공약집에 담지조차 않았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