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된 기사를 볼 때마다 그렇다. 광주의 변호사로서 부디 금호타이어에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이 온전히 안정적으로 고용되길 바라고 금호타이어가 광주를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더블스타로의 금호타이어 매각은 주식매매약정(SPA)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약 42% 상당의 채권단 보유 주식의 주인이 바뀌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 자체로는 금호타이어의 고용 승계에 관한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걱정되는 부분은 주식매매가 완결되어 더블스타가 실제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이후이다.

소위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인수자는 인수 여부와 인수 가격을 정하면서 인수 이후에 회사의 재무적 상황을 호전시킬 가능성과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인수자가 별도의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재정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서 가장 흔하게 검토하는 것이 공장 이전과 정리 해고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 상황은 공장 이전과 정리 해고 혹은 인력 감축 등이 검토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지난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2017년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니 2016년 상반기 약 600억원 상당의 흑자 영업 이익이 올 상반기에는 약 320억원의 적자로 악화되었다. 1년 만에 얼마나 극심한 재정 악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중국기업인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인수 직후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당연히 재정 악화를 타개할 방안으로 광주공장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기업으로서 국내 공장을 줄이고 중국 현지 공장을 늘리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광주 송정역 바로 인근에 위치한 약 130만평 규모의 광주공장 부지를 개발하여 분양할 경우 그 수익규모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8000여억 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한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인수대금을 훨씬 초과하는 수익사업으로 광주공장을 바라볼 수도 있는 것이다. 공장부지 매각은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사항으로 42%의 최대주주가 독자적으로 강행할 수 없겠지만,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비율이 0.02%에 불과한 금호타이어의 지배구조상 과연 공장부지 매각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경우 이를 막아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

공장부지 매각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정리 해고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정리 해고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요건으로 하는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금호타이어의 급박한 매출이익 감소는 정리 해고의 요건을 충족시키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단체협약 등에서 정리 해고를 제한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공장이전 안건이 통과되는 경우 타지역으로의 이사 어려움 등을 이유로 회사가 자연스럽게 근로자들에게 사직을 권고하는 형태의 간접적 고용조정 방안이 추진되고 형식적 정리 해고자 규모 자체를 축소한다면 현행 판례에 비추어 정리 해고를 법적으로 제한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저런 걱정이 들지만 문제는 뾰족한 대응책도 없다는 점이다. 최근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무려 20% 가까운 인수대금 인하를 요구한 더블스타에게 과연 광주공장 현행 유지의 약속을 받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도 더블스타에게 광주공장 문제를 강하게 요구할 채권단의 동기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모처럼 지역사회가 한목소리로 광주공장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응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광주공장을 유지하기로 하는 합의를 더블스타에게 제안할 동기를 만들어 내어야 한다. 일자리 지역특위라도 구성해서 억지로라도 협상 당사자인 더블스타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지역구성원들이 모여있는 테이블로 이끌어내어야 한다.

광주공장의 연매출만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허무하게 놓쳐서는 안 된다. 이미 작년 삼성 백색가전의 철수를 허무하게 보고만 있었던 기억이 있지 않은가. 걱정이 현실화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