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광주지방법원에서 운영하는 멘토링(법관 1인이 학교 1곳을 맡아 법원 견학, 진로 강의 등 법 교육 및 진로교육을 하는 것)에서 학생들이 자주 묻는 말이다.

법조 일원화 제도의 시행으로 예전처럼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서 바로 법관으로 임용될 수는 없고, 일정한 법조 경력을 갖춘 후 비로소 법관으로 임용될 수 있다.

일반 법조 경력자 임용 절차를 통해 작년에 법관으로 임용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법조경력자 임용 절차에 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법조 일원화’는 법관을 일정 경력의 변호사 자격자 중에서 선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해 법원 내에서 경력을 쌓아가도록 하는 제도인 ‘경력 법관제’의 반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법원 조직법의 개정으로 2013년부터 법조 일원화가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법조 일원화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법관이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만, 법원 조직법 부칙에서 경과 규정을 둬 2013∼2017년도에는 법조 경력 3년 이상, 2018∼2021년도에는 법조 경력 5년 이상, 2022∼2025년도에는 법조 경력 7년 이상으로 법관 임용 자격이 단계적으로 상향되다가, 2026년부터는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이 요구된다.

필자는 법무관과 로펌 변호사로 재직하다가 2016년 6월 초 법관 임용 신청을 했고, 2016년 12월 1일 법관에 임명됐다. 법관 임용 절차는 임용 신청→법률 서면 작성→실무 능력 평가 면접→인성 역량 평가 면접→각종 의견 조회→최종 면접→명단 공개→임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임용 신청 시에는 이력서, 소정의 양식에 따른 자기소개서, 본인이 작성한 법률 서면 등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구체적인 법률사무종사 경력, 법관 지원 동기 등을 기재해야 하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것 같다.

다음으로 법률 서면 작성은 제시된 소송기록을 검토해 쟁점별로 결론과 논거 중심으로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틀에 걸쳐서 민사 법률 서면 작성(5시간)과 형사 법률 서면 작성(4시간)을 해야 했다.

이후에는 실무 능력 평가 면접과 인성 역량 평가 면접이 진행됐다. 실무 능력 평가 면접은 사례 형태의 문제를 일정 시간 검토한 후 면접관 앞에서 검토 결과를 간단하게 구두로 설명하고 면접관과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었다. 지원자 대부분이 법관 임용 절차 중 가장 까다로운 절차라고 입을 모았고, 필자도 그렇게 느꼈다. 실무 능력 평가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선택에 따라 전문 분야에 대한 면접도 실시되었는데, 로펌에서 주로 도산 관련 사건을 처리한 필자로서는 전문 분야에 관한 법조 경력도 평가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인성 역량 평가 면접은 면접 직전에 제공되는 가상의 상황에 대해 면접관과의 질의응답 등이 실시되는 절차인데, 최초 제공되는 가상의 상황에 관한 질의응답 후 이를 약간씩 변형한 상황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소속 기관장 등에게 법관 임용자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는 절차인 각종 의견 조회와 최종 면접이 끝난 후 명단 공개와 대법관회의 임명 동의를 거쳐 법관에 임명됐다.

로펌 변호사 업무와 약 6개월이 소요되는 법관 임용 절차를 병행하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법관 임용 절차를 통해 법관으로서의 사명감과 포부를 굳건히 하고, 좋은 법관이 되기 위해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 법관 임용 절차와 관련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대법원에서 마련한 법관 임용 홈페이지(judges.scourt.go.kr)를 찾아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