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간지(張柬之·625-706)는 양양 출신으로 자는 맹장이다. 측천황제 말년 정변을 시도해 중종을 복위시켜 당왕조를 부활시켰다.

경사에 밝아 진사로 천거되어 청원승에 임명되었다. 689년 현량과 장원을 차지해 감찰어사가 되고 봉각사인의 직위를 얻었다. 698년 측천황제는 무승사의 아들 회양왕 무연수가 돌궐 가한 묵철의 딸을 비로 맞아들이도록 명하였다. 이에 대해 “옛날부터 중국의 친왕이 오랑캐의 딸을 취한 적이 없었습니다”고 간하였다. 이로 인해 사천성 합주자사로 좌천되었다. 후일 재상 적인걸의 추천을 받아 추관시랑으로 발탁되었다. 측천은 일찍이 적인걸에게 “짐이 한 명의 선비를 쓰고자 하는데 누가 할 수 있겠소?”라고 하문했다. 적인걸이 답하기를 “반드시 뛰어나고 기이한 재주를 가진 사람을 원하신다면 형주장사 장간지가 있는데 비록 나이 들었으나 재상이 될 만한 인재입니다.” 황제가 일단 낙주사마로 기용하였다. 며칠 후 적인걸이 “장간지를 천거하였는데 아직 기용하지 않으셨습니다.”고 묻자 측천이 이미 승진시켰다고 답하니 “신이 천거한 사람은 재상이지 사마가 아닙니다”고 말하였다. 이에 추관시랑이 되고 궁극적으로 재상에 올랐다.

측천 말년에는 미소년 장역지와 장창종 형제가 황제 측근으로 권세를 휘둘렀다. 일찍이 재상 위원충은 황제 면전에서 “이 두 형제가 끝내는 조정을 어지럽히게 될 것입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장간지는 요숭, 환원범, 최현위 등과 같이 상소해 장씨 형제를 처벌할 것을 건의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704년 이후 건강이 악화된 측천은 오직 장씨 형제가 자기곁에서 시중들게 했고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했다. 태자 이현이 황위를 계승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태자와 조정대신들 간에 反張 세력이 형성되었고 그 중심에 장간지가 있었다.

장간지는 우의림위대장군 이다조에게 말하기를 “장군은 오늘날 누리고 있는 부귀는 누가 가져다 준 것이오?” 이다조가 눈물 흘리며 “고종입니다”고 답하였다. 장간지는 “지금 그의 아들이 장씨 형제에게 위험에 빠졌는데 장군은 그의 은덕을 갚고자 하는가?” 이다조가 말하기를 “참으로 나라에 이로움이 된다면 내 자신과 가족을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이로써 쿠데타 모의가 확정되었다. 이어서 환원범과 경휘를 좌·우 우림장군으로 삼아 금군(禁軍)을 맡겼다. 환원범이 계책을 자신의 모친에게 말하니 모친이 말하기를 “충과 효를 둘 다 온전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니, 먼저 나라를 생각한 뒤에 집안을 생각하는 것이 옳다.” 태자에게 뜻을 알리니 이를 허락했다.

705년 정월 22일 마침내 정변이 일어났다. 정변군은 네 방향으로 대오를 나누어 행동을 개시했다. 첫째로 장간지가 궁중으로 통하는 길목을 장악하기로 했다. 둘째로 이다조가 태자를 현무문으로 모시고 오고 장씨 형제를 죽여 측천에게 퇴위를 강요할 계획이었다. 셋째와 넷째는 태평공주와 상왕 이단이 정변에 내응키로 하였다. 장간지 등은 장씨 형제의 목을 베고 측천이 잠자는 장생전을 포위했다. 측천이 놀라 일어나 물었다. “시끄럽게 하는 사람이 누구냐?” 대답하기를 “장씨 형제가 반란을 꾀해 태자의 명을 받들어 주살하였습니다.” 측천이 태자를 보고 “그들이 주살되었으니 동궁으로 돌아가도록 하라”고 말하자 환인범이 “여러 신하들은 태종과 고종의 은덕을 잊지 못하니, 태자를 받들고 적신을 주살하였습니다. 바라건대, 자리를 태자에게 물려주셔서 하늘과 사람들의 기대를 따르도록 하십시오.” 이로써 정변이 성공하였다. 25일 중종이 즉위하였다. 15년만에 당의 국호가 회복되었다.

장간지는 공으로 중서령이 되고 한양왕에 봉해졌다. 하지만 실권은 중종비인 위황후에게 돌아갔다. 위황후는 무삼사 세력과 연합해 정변의 주역인 장간지, 환원범, 최현위, 경휘, 원서기 등 5왕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는 표문을 올려 호북성 양주로 돌아가 병을 치료하겠다고 하였다. 706년에는 신주사마로 좌천되니 울분 속에 세상을 떠났다. 710년 중서령으로 추증되고 다시 한양군공에 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