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교복을 입고 골목길 투어에 나서는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목포 골목길 투어’가 효자 관광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목포시는 영화 ‘1987’ 촬영지인 서산동 연희네 슈퍼가 당초 기대와 달리 인기를 끌자 서산동 시화전 골목과 원도심 옥단이 길을 하나의 코스로 연계시킨 새로운 관광 상품을 선보였다.

연희네 슈퍼가 인기를 끈 배경은 영화의 영향도 있지만 주변에 방공호와 복고풍 상가 등 색다른 볼거리와 함께 인근 서산동 시화골목과 연계되면서 부터다.

여기에 원도심 옥단이 길까지 더해져 볼거리가 풍성해진데다가 특히 연희네 슈퍼 옆에 교복을 대여해주는 곳이 생기면서 교복을 입고 고교시절 향수를 느껴 보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최근 20~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노멀크러시(보통에 반하다), 소확행(소소한 행복)이 유행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담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찾는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골목길 투어가 흥행하자 목포시는 전담 관광 해설사를 상시 배치하고 관광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주말이나 휴일에도 관광과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달 중순에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학생 기자단(트래블 리더) 25명이 봄 여행주간 프로그램 홍보 취재차 이곳을 다녀갔다.

골목길 투어에 나선 대학생 기자단들은 “통영 동피마을이나 부산 감천마을은 기념품 점, 찻집 등이 너무 많아 상업적으로 변질됐다는 느낌이 많지만 이곳은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어 좋고 무엇보다 눈에 거슬리는 게 없어 신선하다”고 평했다.

이 같은 평가 덕분에 목포시는 대학생 기자단 만족도 조사결과 봄 여행주간 관광콘텐츠 1위와 해설안내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연희네 슈퍼.시화 골목만으로는 단순한 코스지만 목원동 옥단이 길 투어까지 더해지면서 관광 상품으로서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목포시 관광과의 분석이다.

도시재생 사업 일환으로 조성된 옥단이 길은 목마르뜨 거리와 구름다리거리, 김우진거리 등 유달산을 오르는 3개 노선에 19개 거점을 연결한 골목길로 매월 2차례 정기적인 투어가 열리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목포를 찾는 관광객은 6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8%나 증가한 수치다.

조길현 관광학 박사는 “시화골목이 단순하다는 일부 여론을 반영, 고흥 연홍도처럼 목포 선창에 버려진 폐그물이나 어구, 노, 선구 등 해양 쓰레기를 이용한 설치미술 조형물을 설치해 볼거리를 확충할 것”을 제안했다.

목포시 관광과 관계자는 “관련 예산이 반영되는 대로 앞으로 새롭고 이색적인 콘텐츠를 보완해 1000만 관광객 방문의 해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골목길 투어와 함께 목포문학관 주관으로 오는 11월까지 ‘목포문학길 투어’도 운영된다.

이 투어는 연희네 슈퍼와 시화골목 투어를 시작으로 목포출신 작가들의 생가와 작품 배경지를 둘러보는 목포근대문학길 및 옥단이 길 투어, 목포문학관 및 목포 문학비 탐방 등 3개 코스로 진행된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