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의 기항지로 유명한 목포 남항 앞바다에 천연기념물 제326호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2급으로 지정된 검은머리 물떼새 <사진> 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갯벌의 신사’라는 별명을 지닌 이 새는 주로 서해안 일대에서 겨울을 보낸 뒤 번식을 위해 중국 동북부 등으로 흩어졌다가, 겨울철이 되면 다시 서해안 일대로 모여든다.

목포자연사박물관 김석이 학예연구사는 “지난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결과, 매년 남항에 와서 쉬었다가 가는 검은머리 물떼새는 많게는 40마리 넘게 온 적도 있다”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작년부터 한 쌍이 이곳에서 번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알을 3개 낳아서 품고 있는데 조만간 유조들이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은머리 물떼새는 이마와 목이 검은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붉은색이며 몸통 아랫면은 흰색으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마치 흰 와이셔츠에 검은 턱시도를 입은 듯 우아한 자태에 붉은 부리가 나비넥타이처럼 보여 연미복을 차려입은 신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한편 남항앞바다는 면적은 좁지만 갯벌이 발달돼 계절별로 많은 새들이 이곳을 찾는다. 겨울에는 오리와 갈매기 종들이, 봄과 가을에는 멀리 호주에서 시베리아까지 가는 도요새들이 중간 쉼터로 여름에는 백로, 왜가리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곳이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