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가 출범한지 보름이 지났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은 22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2곳의 단체장이 바뀌었다. 전국적인 더불어민주당 돌풍속에서도 전남은 민주평화당 3명, 무소속 5명이 단체장에 당선되는 등 주민들의 표심 쏠림도 심하지 않았다. 새로 바뀐 12개 시·군 단체장의 절반은 민주당 소속이 아니다.

전남지역 단체장들은 한결같이 주민과 함께하는 시정이나 군정 운영방침을 밝히고 있다. 민선 7기에 새로 취임한 전남지역 12개 시군의 단체장들을 만나 향후 4년간 어떤 철학과 키워드로 운영할 생각인지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목포는 최대 격전지였다. 전국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바람이 거셌지만 전남 서남권은 민주평화당과 무소속의 선전이 만만치 않았다. 목포시장 선거는 마지막까지 혼전을 거듭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식 후보가 현역 시장인 민주평화당 후보를 292표 차로 꺾고 당선됐다.

일각에서는 김종식 목포시장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되고 민주당 돌풍을 타고 당선됐다며 준비가 덜 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집무실에서 만난 김 시장은 취임 초 바쁜 일정속에도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났다. 충분한 준비를 거쳐 목포시장이 됐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듯 옛 명성을 뛰어넘는 새로운 목포시대를 열겠다는 비전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여유는 준비에서 나온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였다.

▲전례없이 치열한 선거였다.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선거과정에서는 분열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모든 시민이 목포의 미래를 보고 가야한다. 화합의 시장, 섬김의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소통에 나설 생각이다. 청와대의 국민청원제처럼 시민청원제를 도입해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회문제의 대안점을 모색할 생각이다. 시민정책토론광장을 운영하고 찾아가는 대화를 정례화 해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겠다.

▲시정 목표를 ‘평화경제의 중심, 위대한 목포시대’로 정한 이유는.

-4년전 목포지역 오피니언 리더들로부터 행정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은 후부터 목포시장직을 고민해왔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목포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받아들였고 이 자리에 섰다.

목포는 3대 개항(開港) 도시이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중소도시에 머물러 있다.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야하는데 마침 문재인 정부가 ‘H축 개발’을 담은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제시했다. 목포와 부산을 출발점으로 신의주와 원산을 거쳐 중국, 러시아, 나아가 유럽으로 에너지와 물류·교통 벨트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 한축이 국도 1,2호선의 기점인 목포에서 시작된다. 환서해권경제벨트의 출발점이 목포라는 의미인데 이제 목포가 해양과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한반도 경제 공동체의 축으로 발전해 가자는 의미에서 시정 목표로 정했다.

▲서남권 7개 시군의 경제통합을 내세웠다. 추진 배경과 실현 가능성은.

-목포와 무안, 신안은 생활권이 같다. 이 때문에 이전부터 무안반도 통합이란 이름으로 3개 시군을 행정적으로 묶는 작업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때로는 광역행정이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데 행정통합이 힘들기 때문에 이들 3개 시군에 해남·진도·완도·영암을 더해 차선책으로 경제통합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해양과 관광 등 서남권의 풍부하고 경쟁력있는 자원을 활용해 경제통합을 이룬다면 7개 시군이 발전을 통해 상생하는 계기가 될것이다.

통합 방식은 제주도처럼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의 중간 단계인 특별행정체제가 될 것이다. 지방분권 정책을 자문하는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의 5대 과제에도 상생 네트워크가 포함돼 있어 서남권 경제통합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믿는다.

▲가장 시급한 현안 과제를 꼽는다면

-원도심을 재생시키는 것이다. 목포는 오랜 역사도시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관광 브랜드가 없다. 단적인 예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DJ(김대중 전 대통령)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는데도 마케팅에 실패했다. 다행히 원도심에는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최근에 특정 건물이 아니라 근대문화유산 거리 전체가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취임후 이 일대를 4시간 동안 직접 둘러보면서 원도심을 재생시킬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중심으로 도심재생사업을 실시해 대한민국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로 키우겠다. 그렇게 되면 원도심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명품 관광도시’를 표방했는데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해상크루즈 관광상품을 구상중이다. 3단계로 나눠 만들 생각인데 우선 전남 서남권 연안을 운행하는 크루즈 상품을 만들고 2단계로 이를 태안, 변산, 제주도, 한려수도까지 연장하고 3단계로 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연결할 생각이다. 마리나산업 등 해양레포츠산업을 활성화하고 달리도와 외달도를 슬로시티로 지정하는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내년 4월쯤 해상케이블카가 완공되면 관광 인프라까지 더해져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현실이 될 것이다.

▲임기내 2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목포신외항을 에너지거점항으로 만들어 배후부지를 조성하고 대양산단에 에너지 관련 기자재와 부품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수산식품수출단지와 수산식품지원센터를 바탕으로 수산식품종합타운을 조성해 목포를 제1의 수산식품도시로 만드는 것도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종식 시장은 명과정시(明果正始)라는 말을 강조했다. ‘분명한 결과에는 시작점이 있다’는 의미인데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4년 후 결과를 상상하는 듯 했다. 당찬 포부와 준비된 시장이 그리는 4년 후 목포는 옛 명성을 능가하는 평화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했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 김종식 목포시장은

김종식 목포시장은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 기초자치단체 2곳에서 단체장에 당선된 것은 지방선거 도입이후 김 시장이 처음이다.

김 시장은 완도에서 3선 군수(민선 3기~5기)를 마친후 민선 7기에 목포로 옮겨 시장에 당선됐다. 3선 연임 제한에 따라 기초단체장 3선을 하고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으로 간 경우나 기초자치단체 한 곳에서 3선을 하고 쉬었다 다시 당선된 사례는 있지만 기초자치단체 두 곳의 단체장을 하기는 그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완도가 고향이지만 목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진출했다. 전남지역 4개 시군(완도·영암·신안·목포)의 부 단체장을 역임한 경력도 흔치 않은 이력이다.

완도군수 시절에는 국제해조류박람회를 개최해 지역 특산물을 브랜드 가치로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선 6기 광주시 경제부시장도 역임했다. 풍부한 행정 경험에다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더해 목포시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민선7기 주요 공약은



-서남권 경제통합으로 지역경제 발전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해양관광 산업 활성화

-해양 레포츠 산업 육성

-목포신항, 국제 무역항으로 개발

-다도해 크루즈 상품 개발

-30리 바닷길 산책로 조성

-청년 해외취업 지원

-서남권 노인건강타운 건립

-100원 스쿨버스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