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에서 태어난 아이의 수가 6년 새 30% 정도 급감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온갖 출산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광주지역 내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는 ‘반토막’이 났다.

갈수록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병원조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지역별 분만심사 현황’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분만건수는 2013년 2만 8381명에서 2018년 2만 556명으로 2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에서 태어난 아이가 불과 6년 새 3분의 1이 줄었다는 얘기다.

특히 전남의 경우 분만건수가 2013년 1만 786명에서 지난해 7219명으로 무려 33.1%나 감소했다. 이는 경북(35.8%)과 전북(33.6%)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수치로, 전남지역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지역 분만건수도 만만치 않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는 2013년 1만 7595건에서 지난해 1만 3337건으로 24.2%가 감소하면서 7개 특·광역시(세종시 제외) 중 부산(26.7%)에 이어 전국 2번째로 감소 폭이 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도 해마다 사라지고 있다.

광주의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2013년 24곳에서 이듬해 21곳으로 줄었다가 2015년 들어 14곳으로 급감했다. 이어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말 기준 불과 9곳 밖에 남지 않았다. 6년 새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이 전국 평균(19.4%)을 훌쩍 뛰어넘는 62.5%나 감소한 것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감소율을 보였다. 전남은 오히려 같은 기간 14곳에서 16곳으로 증가했다.

출산할 수 있는 병원의 감소는 곧 지역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전까지 진료를 받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거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임신부 강모(33·광주시 서구)씨는 “지난해 첫 아이를 차로 30분 거리에 떨어진 산부인과에서 출산했다”며 “줄곧 이용하던 병원이 분만을 받지 않아 불편했는데, 둘째 출산을 앞두고 벌써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마다 출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분만 의료시설을 갖추는 것과 분만실 특성상 야간당직·마취·병동간호사 등의 인력·시설을 유지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실은 기본 입원료만 산정할 수 있고 상급병실 차액, 간호등급을 산정할 수 없다”며 “분만실을 특수병상으로 지정하고 정당한 수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