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2040] 민주당 광주 경선, 시민 경선 어떤가- 정준호 위민연구원 이사· 변호사
2023년 04월 10일(월) 00:15
민주당의 공천 태스크포스(TF)가 총선용 공천 룰 논의에 한창이다. 지난 1월 26~27일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이 모바일 웹 조사 형태로 광주시 거주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현행 권리당원 50%에 일반 국민 50%를 합산하는 룰 유지’ 의견은 39.4%, ‘일반 국민 비중 확대’는 30.4%, ‘권리 당원 비중 확대’ 의견은 9.7%, ‘권리 당원 100% 반영’ 의견은 4.8%로 나타났다. 현행 룰 유지 여론이 조금 우세하고 공천 TF단장을 맡고 있는 이개호 의원 역시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량화된 시스템 공천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로 예정된 공천 룰 발표는 현행 룰 유지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앞서 살핀 여론조사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권리당원 비중 확대 의견은 약 15%, 일반 국민 비중 확대 의견은 약 30%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마침 한국갤럽에서 지난 3월 14~16일 전국 만 18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은 무당층이 39%로 민주당 지지 38%보다 높게 나왔다는 여론조사가 주목을 받았다. 물론 표본수가 적은 한시적 결과였지만 지난 광주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가 15%를 넘는 보수 정당 사상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점과 지난 광주시장 선거에서 투표율이 40%가 채 안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광주시민들 중 상당수가 무당층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지난 대선에서 여러 뉴스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5% 넘는 득표율로 정권 재창출에 대한 확고한 결집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선 이후 뉴스 보기가 싫어졌다는 말이 단적으로 반영하는 것처럼 대선 이후 유권자들은 극심한 피로와 상실감에 시달렸다. 그 여론은 민주당과 현역 의원들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KBS 광주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3월 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광주·전남 각 803명을 대상으로 현 국회의원의 재선 희망 여부를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광주·전남 각 ±3.5%) 광주에서는 새 인물이 당선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59.2%, 현 의원 지지가 21.1%로 나타났다.

85%를 기록한 이재명 투표자들은 회복되지 않은 피로와 상실감을 민주당 공천에 대한 관점에서는 일반 국민 비중을 높이라는 의견으로, 민주당의 현역 의원에 대한 책임을 묻는 관점에서는 새로운 인물을 바라는 의견으로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전남은 이미 각 지역구마다 현역과 입지자들의 권리 당원 모집이 한창이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입당원서 모집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부터 나오고 있다. 아마도 앞서 살핀 일반 시민들의 피로와 상실감이 아직 회복되지 아니한 탓이 클 수 있다. 거대 야당이 된 이후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확인되는 모습일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민주당 광주시당이 실시한 당원 정비 사업을 통해 39만 명이나 되는 민주 당원 중 권리 당원은 약 12만 명에 이르는데 실제로 계좌번호가 다르거나 당비를 내지 않는 당원이 약 40%에 이른다는 보도가 있었다. 계좌번호를 다르게 적거나 당비 인출을 도중에 막는 당원 가입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피로 당원’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광주시민들은 단돈 1000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선거때에만 동원되고 이후는 방치되는 것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선 때 압도적 지지를 보여준 뒤 1년이 지난 지금, 여러 측면에서 뚜렷하게 확인되는 일반 시민들의 여론은 결코 무시할 것이 아니다. 공당이라면 대선 때 확인된 지지자들을 당 지지자로 끌어들일 생각을 하는 것이 우선이지 단편적 여론조사 결과에만 매몰되어 현행 룰 유지로만 쉽게 결론낼 것은 아니다.

분당만 없으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결론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본선 경쟁력 제고라는 관점에서는 차라리 100% 시민 경선을 광주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민들도 해당 지역 경선에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이다. 꼭 시민 경선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대선 이후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민주당 지지세로 이끄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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