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만든 KIA 발야구, 허를 찌르다
2024년 03월 24일(일) 21:25 가가
KIA, 프로야구 개막전 키움에 7-5 역전승
이우성·김선빈 더블스틸…황대인 땅볼 2타점
조재영 코치 “계획됐던 것…과감하게 뛴다”
이우성·김선빈 더블스틸…황대인 땅볼 2타점
조재영 코치 “계획됐던 것…과감하게 뛴다”
KIA 김선빈이 지난 23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4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호랑이 군단’이 뛰는 야구로 우승 고지를 향해 달린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3일 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024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KBO 데뷔전에 나선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1회부터 키움 최주환에게 투런포를 맞았지만 경기는 7-5, KIA의 승리로 끝났다.
1회말 KIA가 뜨거운 방망이와 과감한 질주로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행운의 2루타로 출루하면서 공격의 시작을 알렸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안타, 최형우의 2루타에 이어 김선빈, 이우성까지 4연속 안타 등으로 단숨에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흔든 결정적인 한방은 주루에서 나왔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황대인의 타석이 돌아왔다. 그리고 초구에 2루 주자 김선빈과 1루 주자 이우성이 동시에 스타트를 끊어서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허를 찌르는 주루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KIA는 황대인의 3루 땅볼 때 3루에 있던 김선빈이 홈에 들어오면서 4-2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이우성까지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면서 5-2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이우성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황대인은 KBO리그 통산 역대 7번째이자 팀 2번째 ‘땅볼 2타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팀 첫 번째 기록은 2019년 9월 8일 박찬호가 기록했다. 이 당시에는 사실상 잘 맞은 안타였지만, 1루 주자 오정환이 귀루를 하는 헤프닝 속에 ‘우익수 땅볼 2타점’이라는 기록이 만들어졌었다.
더블스틸에 이은 2타점 땅볼을 지켜본 투수 이의리는 “2타점 땅볼에 앞서 더블스틸 상황이 컸다. 투수 입장에서는 주자 나가고 집중해서 초구 변화구로 카운트 잡으려고 하는데 거기에서 뛰어버리면 멘탈이 나가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KIA의 올 시즌 위력을 보여주는 이 장면은 ‘믿음’이 바탕이 돼 만들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24일 “더블스틸의 경우 조재영 코치한테 그린라이트를 줬다. 그런 부분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흐름이 끊기면 안 되겠다 싶은 상황 말고는 뛸 수 있는 타이밍에 믿고 맡기겠다. 모든 분석을 끝내 놓은 상태니까 초구에 더블 스틸이 나올 수 있었다”고 조재영 코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또 “시범경기 때는 억지로 선수들 안 뛰게 했다. 추우니까 부상 위험도 있고, 뛰는 걸 최소화했다”며 본격적인 KIA의 뛰는 야구를 예고했다.
사령탑의 신뢰 속에 뛰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조재영 코치는 선수들과의 ‘믿음’을 이야기한다.
조재영 코치는 더블스틸 상황에 대해 “분석 미팅 때 이미 계획됐던 것이다. 선빈이한테도 따로 투수의 습관 같은 걸 이야기해 줬다. 공교롭게도 초구에 그 습관이 나왔다. 우성이에게도 선빈이 잘 보고 있으라고 시그널을 줬다. 선빈이가 초구에 그 습관이 나왔을 때 과감하게 실행했다”며 “우리 벤치에서도 몰랐고, 상대팀에서도 몰랐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3년째 하면서 선수들하고 신뢰 관계가 쌓이니까 내가 본 영상, 분석한 결과에 따라 과감하게 실행한다”며 “감독님도 저랑 2년 하면서 분석 미팅 때 계속 보고 하다 보니까 많이 신뢰하시는 것 같다. 그만큼 더 잘 준비해서 성공률 높이고, 좋은 장면 많이 나오게 준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우성의 득점 상황은 조재영 코치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무모한 질주”였다면서도 “공격적으로 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재영 코치는 “선빈이한테는 무조건 컨택해서 들어가라고 했었다. 홈 쪽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옆에서 우성이가 가려는 게 느껴졌다. 홈에 들어갈 것 같아서 손을 뻗었는데 이미 지나갔다. 우성이가 뛰는 게 슬로우 비디오 같이 느껴졌다(웃음)”며 “사실 타이밍 상으로는 런다운에 걸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투아웃으로 착각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다. 포수 김동헌이 약간 홈베이스를 벗어나 있었다. 뛸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포수가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 (1루수) 최주환이 홈을 던지려다가 바닥에 던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다음 회에 우성이한테 아웃카운트 착각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우성이가 ‘그냥 뛰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말은 안 하고 ‘올해 잘 풀리려고 하나 보다’ 이렇게 말해줬다. 사실 무모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보이는 타구는 선수들이 판단을 많이 한다”며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판단하라고 한다. 내가 판단할 상황, 선수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또 이미 가려고 마음 선수는 막기 쉽지 않다. 선수들이 계속 공격적으로 뛸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KIA 타이거즈는 지난 23일 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024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KBO 데뷔전에 나선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1회부터 키움 최주환에게 투런포를 맞았지만 경기는 7-5, KIA의 승리로 끝났다.
1회말 KIA가 뜨거운 방망이와 과감한 질주로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를 흔든 결정적인 한방은 주루에서 나왔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황대인의 타석이 돌아왔다. 그리고 초구에 2루 주자 김선빈과 1루 주자 이우성이 동시에 스타트를 끊어서 더블 스틸에 성공했다.
허를 찌르는 주루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KIA는 황대인의 3루 땅볼 때 3루에 있던 김선빈이 홈에 들어오면서 4-2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이우성까지 3루를 돌아 홈을 파고들면서 5-2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더블스틸에 이은 2타점 땅볼을 지켜본 투수 이의리는 “2타점 땅볼에 앞서 더블스틸 상황이 컸다. 투수 입장에서는 주자 나가고 집중해서 초구 변화구로 카운트 잡으려고 하는데 거기에서 뛰어버리면 멘탈이 나가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범호 감독은 24일 “더블스틸의 경우 조재영 코치한테 그린라이트를 줬다. 그런 부분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흐름이 끊기면 안 되겠다 싶은 상황 말고는 뛸 수 있는 타이밍에 믿고 맡기겠다. 모든 분석을 끝내 놓은 상태니까 초구에 더블 스틸이 나올 수 있었다”고 조재영 코치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또 “시범경기 때는 억지로 선수들 안 뛰게 했다. 추우니까 부상 위험도 있고, 뛰는 걸 최소화했다”며 본격적인 KIA의 뛰는 야구를 예고했다.
사령탑의 신뢰 속에 뛰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조재영 코치는 선수들과의 ‘믿음’을 이야기한다.
조재영 코치는 더블스틸 상황에 대해 “분석 미팅 때 이미 계획됐던 것이다. 선빈이한테도 따로 투수의 습관 같은 걸 이야기해 줬다. 공교롭게도 초구에 그 습관이 나왔다. 우성이에게도 선빈이 잘 보고 있으라고 시그널을 줬다. 선빈이가 초구에 그 습관이 나왔을 때 과감하게 실행했다”며 “우리 벤치에서도 몰랐고, 상대팀에서도 몰랐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기분이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3년째 하면서 선수들하고 신뢰 관계가 쌓이니까 내가 본 영상, 분석한 결과에 따라 과감하게 실행한다”며 “감독님도 저랑 2년 하면서 분석 미팅 때 계속 보고 하다 보니까 많이 신뢰하시는 것 같다. 그만큼 더 잘 준비해서 성공률 높이고, 좋은 장면 많이 나오게 준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우성의 득점 상황은 조재영 코치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무모한 질주”였다면서도 “공격적으로 뛰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재영 코치는 “선빈이한테는 무조건 컨택해서 들어가라고 했었다. 홈 쪽을 보고 있었는데 뭔가 옆에서 우성이가 가려는 게 느껴졌다. 홈에 들어갈 것 같아서 손을 뻗었는데 이미 지나갔다. 우성이가 뛰는 게 슬로우 비디오 같이 느껴졌다(웃음)”며 “사실 타이밍 상으로는 런다운에 걸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투아웃으로 착각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다. 포수 김동헌이 약간 홈베이스를 벗어나 있었다. 뛸 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포수가 다른 곳을 보고 있으니 (1루수) 최주환이 홈을 던지려다가 바닥에 던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다음 회에 우성이한테 아웃카운트 착각하지 않았냐고 물어봤다. 우성이가 ‘그냥 뛰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다른 말은 안 하고 ‘올해 잘 풀리려고 하나 보다’ 이렇게 말해줬다. 사실 무모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보이는 타구는 선수들이 판단을 많이 한다”며 “선수들에게 과감하게 판단하라고 한다. 내가 판단할 상황, 선수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또 이미 가려고 마음 선수는 막기 쉽지 않다. 선수들이 계속 공격적으로 뛸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