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혀 내두르게 하는 비위…경찰인가 브로커인가
2024년 04월 17일(수) 19:45
피의자에 뇌물 수수하고 사건 진행 경과 등 비밀 알려줘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전직 경찰관의 비위가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판사 나상아)은 17일 뇌물수수, 횡령, 범인도피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50)씨에게 징역 1년 4월을 선고했다.

벌금 1200만원과 추징금 590만원도 부과했다.

나주경찰에서 근무하다 파면된 A씨는 지난 2020년께 6명의 범죄 피의자에게 뇌물 또는 차용 명목으로 88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0년 2월께 강제추행죄로 피소된 피의자에게 피해자와 적정한 합의 금액 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A씨는 강제추행으로 조사를 며칠 앞두고 있는 피의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는 강제추행 사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피의자에게 ‘여자를 추행하는 사건을 일으켰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고 피의자가 도주한 사실을 알고도 동료 경찰에게 알리거나 체포하려 하지 않았다. 피해자를 보호센터로 데려다 줄 때까지 여러 차례 피의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건의 진행 경과와 처리 내용 등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상해 사건의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했음에도 A씨는 수차례 피해자에게 합의를 권유하고 합의할 때까지 사건을 지연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A씨는 “금원을 요구한 사실은 있지만 차용금일 뿐이고 직무와 관련해서 편의 제공을 약속하고 대가로 받은 뇌물이 아니다”면서 “범죄 사실 기재된 내용 중에 일부를 알려준 사실은 있지만, 공무상 비밀로서 가치가 없는 내용만 알려줬고, 도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경찰관으로서 사건 관계인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며 도피하게 하는 등 수사기관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A씨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뇌물 공여자들과 허위 진술을 하기로 말을 맞추기도 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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