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유람-강진 여행] 가우도·원림 ‘힐링 속으로’ 불금불파 ‘필링 속으로’
2024년 06월 03일(월) 20:45
월출산 끝없는 녹차밭 , 자연이 그려놓은 그림에 감탄 절로
가우도 ‘짚 트랙’ 레포츠 핫플레이스…해변가 거닐며 힐링도
마량항, 트롯 가수 임영웅이 언급해 팬들 성지순례 코스 각광
강진만 생태공원, 20만평 갈대군락지 1131종 ‘생태 보고’
전라병영,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연탄구이 불고기 맛 일품

강진만에 자리한 가우도는 ‘다산다리’(길이 716m)와 ‘청자다리’(길이 438m) 등 두 개의 출렁다리로 뭍과 연결된다. 생태탐방로 ‘가우도 함께해(海)길’을 싸목싸목 걷거나 ‘짚 트랙’(Zip Trek·공중 하강시설)을 만끽할 수 있다.

강진은 ‘남도답사 일번지’로 불린다. 요즘 백운동 원림과 다산초당~백련사 오솔길, 가우도, 강진만 생태공원에 싱그러움이 넘쳐난다. 마량 놀토수산시장과 병영 ‘불금불파’, 올해 처음 도입된 ‘반값 강진여행 강진’ 프로그램 또한 지역관광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 강진의 숲과 바다로 힐링 여행을 떠난다.

◇월출산 자락 녹음 짙은 힐링로드…백운동 원림 =월출산 남쪽 월남사지에서 무위사로 이어지는 3㎞ 길이의 ‘백운로’는 짙은 초록의 힐링 로드이다. 편도 1차선 도로 좌우로 차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등고선을 따라 초록 도화지에 쓱쓱 그어진 자연의 선(線)에 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 백운동의 녹차 역사는 깊다. 일제강점기에 이한영(1868~1956) 선생이 우리나라 최초 차 브랜드인 ‘백운옥판차’(白雲玉版茶)를 생산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월남마을에 자리한 ‘이한영 차(茶)문화원’(원장 이현정)에서 백운동 차 문화의 전통을 잇고 있다.

요즘 ‘백운동 원림’(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 중기 처사 백운동은(白雲洞隱) 이담로(1627~1701)가 조영(造營)한 공간이다.

“빙 둘러선 뭇 봉오리 고운 빛깔이/ 목을 길게 빼고서 나를 보는 듯,/ 뭇 신선 티끌 먼저 깨끗이 씻고/ 단정하게 옥홀(玉笏) 들고 섰는 듯,/ 빼어난 기운 푸른 옥색 맑기도 하고/ 엷은 구름 맑은 그림자 머금었구나….”

다산 정약용이 지은 ‘백운동 12경(景)’중 제 1경 옥판봉이다. 1812년 가을,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들과 월출산을 오른 후 이곳에 들러 하룻밤을 묵었다. 다산 제자 중 한 명이 백운동 원림을 조성한 이담로의 6대손인 자이(自怡) 이시헌이다. (이시헌을 비롯한 제자들은 스승과 ‘다신계’(茶信契)를 맺어 해배 이후에도 차와 서신 교류를 이어나갔다.) 야트막한 정선대(停仙臺)에 오르면 다실(守素室)과 취미선방(翠微禪房), 자이당(自怡堂) 등 ‘백운동 원림’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백운동 원림’을 나와 무위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일명 ‘소원 성취나무’로 불리는 팽나무 그늘아래 극락보전을 바라본다. 단청이 바랜 극락보전(국보 제13호)은 단아하다. 내부에 모셔진 ‘아미타여래삼존벽화’는 국보로 지정돼 있다. 초록 세상, 살랑대는 바람결에 한가로이 몸을 내맡기고 원림과 고찰에서 넌즈시 얘기하는 무위(無爲)의 철학을 되새겨본다.

추귀고동 등 1131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강진만 생태공원’.
◇가우도 출렁다리와 짚트랙…마량 놀토수산시장=강진만 8개 섬 가운데 가우도는 유일한 유인도이다. 풍수지리상 ‘강진읍 보은산이 소 머리에, 도암면 가우도가 소 멍에에 해당된다’해서 ‘멍에 가’(駕)자와 ‘소 우’(牛)자를 써서 가우도라 명명했다. 섬은 두 개의 보행 출렁다리로 뭍과 연결돼 있다. 섬내에는 해변을 따라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2.5㎞ 길이의 생태탐방로 ‘가우도 함께해(海)길’(도보 1시간~1시간 30분 소요)이 조성돼 있다. 또한 가우도에서 레포츠인 ‘짚 트랙’(Zip Trek·공중 하강시설)을 만끽할 수 있다. 25m 높이의 청자 전망탑에서 출발해 바다를 가로질러 대구면 저두해안까지 973m 길이의 와이어에 트롤리(도르래)를 걸고 1분 남짓 활강한다.

가우도에서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핫플레이스’ 마량항으로 향한다. 본래 마량은 제주를 오가던 관문 역할을 하던 항구였다. 현재 마량은 ‘놀토수산시장’과 토요음악회 등 즐길 거리로 유명한 미항(美港)으로 탈바꿈했다. 무엇보다 마량을 전국적으로 널리 알린 계기는 트로트 가수 임영웅과 연관돼 있다. 무명시절 자신을 불러 노래할 수 있게 해주었던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던 그는 2021년 8월 예능 프로그램에서 ‘마량에 가고싶다’(작사·작곡 정의송, 노래 김현진)라는 노래를 불러 히트시켰다. 노래로 한 보은(報恩)이다.

방송 후 마량은 ‘웅지 순례지’(임영웅 팬들의 성지순례 코스)중 한 곳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매주 토요일마다 마량항 중방파제에서 열리는 ‘마량 놀토수산시장’ 또한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끈다. 토요 음악회를 비롯해 횟집과 음식점, 수산물코너, 건어물 판매장, 길거리음식, 할머니 장터 등이 운영된다. 야간에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LED 바다분수와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했다. 마량의 변신은 눈부시다.

하늘에서 바라본 전라병영성 진남문(鎭南門).
◇갯벌생물 살아 숨쉬는 ‘강진만 생태공원’=강진천, 탐진강이 바다와 합류하는 ‘강진만 생태공원’은 해양생물의 보고(寶庫)이다. 입구에 설치된 ‘남포호 전망대’ 전시자료에 따르면 20만평의 갈대군락지에 조류 75종, 어류 47종, 기수 무척추동물 53종, 담수 무척추동물 51종, 양서·파충류 11종, 식물 424종 등 1131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데크를 따라 걸어가며 드러난 갯벌을 내려다보자 부지런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갯벌 생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강진만 생태공원’내에는 3개 생태탐방로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1코스(남포다리~전망대) 1.1㎞, 2코스(전망대~목리1교) 1.1㎞, 3코스 800m 등 총 3㎞이다. 갯벌과 갈대숲을 천천히 거닐며 초여름 햇살과 갯바람, 갯내음을 음미해본다. 한편 강진군은 그동안 ‘강진만 생태공원’에 생태탐방로와 생태놀이터, 체험학습장, 강진만 생태홍보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현재 ‘기증 숲 정원’을 꾸미는 등 ‘강진만 생태 국가정원’ 지정을 목표로 조성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병영 ‘불금불파’ 대표 먹거리인 돼지불고기.
◇병영시장 10월말까지 매주 금·토 ‘불금불파’=강진 병영면 성동리에 들어선 전라병영(兵營·전라도병마도절제영)은 조선시대 육군총사령부였다. 리모델링 작업을 마치고 지난 2022년 11월 재개관한 ‘하멜기념관’을 찾아간다. 기념관은 크게 전라병영성, 하멜, 병영문화 등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하멜의 강진생활기’ 코너는 17세기 조선을 기록한 ‘하멜표류기’를 남긴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의 조선생활상을 보여준다.

요즘 병영에 따라붙는 신조어가 ‘불금불파’이다. ‘불타는 금요일 불고기 파티’의 준말이다. 병영하면 첫 손에 꼽는 연탄불구이 돼지불고기와 지역 문화관광자원을 연결시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5~10월에 첫 시도됐다. 행사진행 결과 병영 인구(1600명)의 10배에 가까운 1만3000여 명의 식도락(食道樂)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아 2억여 원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불금불파 시즌 2’는 10월 26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오후 4~7시30분) 병영 5일시장에서 진행된다. 볼거리·즐길거리를 더욱 강화했다. 청년 셰프존을 새롭게 구성해 병영불고기파스타, 찹스테이크, 설성농부피자 등 MZ세대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골목 열린 정원’ 투어도 새롭게 진행된다. ‘할머니 장터’와 ‘병영상인 농부장터’, ‘문화예술마켓’ 등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행사장에서는 지역특화 음식으로 개발된 ‘하멜촌 커피’와 ‘하멜촌 맥주’도 맛볼 수 있다. 네덜란드산 홉과 강진 특산물 쌀귀리를 원료로 만든 수제 맥주이다.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식도락(食道樂) 축제가 쇠락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글 =송기동·남철희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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