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셋째 이상 출생아 수 감소…다자녀 가정 지원 강화해야
2024년 07월 09일(화) 21:20
첫째 12.7% 늘었지만 셋째 출생아 전년보다 8.9% ↓
전남형 다자녀 지원 특화 위한 세밀한 분석·연구 필요

구례군에서 네 자녀 다둥이 가정을 꾸린 조창근(46)·김슬지(37)씨 부부가 유하(왼쪽부터), 용훈, 서준, 예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창근씨 제공>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이 7년째 ‘한 명’도 채 되지 않는 저출생과 인구소멸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전남 22개 시·군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셋째아 이상 출생아 수는 830명으로, 전년(911명)보다 8.9%(81명) 감소했다. 이는 자치단체의 출산지원금 지급 현황 자료 등을 바탕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남지역 첫째 출생아 수는 3724명에서 4197명으로 12.7%(473명) 늘었지만, 둘째아는 3.8%(2819명→2685명) 줄었다. 셋째 출생아 수는 2022년 758명에서 지난해 691명으로, 8.8%(-67명) 감소했다. 출생아 감소율은 넷째아, 다섯째아, 여섯째아 등으로 늘어갈수록 높아졌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년 새 셋째아 이상 출생아 수가 줄어든 지역은 14곳에 달했다.

구례 셋째아 이상 출생아는 21명에서 8명으로, 61.9% 줄며 가장 큰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어 보성 50%(16명→8명), 진도 47.1%(17명→9명), 함평 38.1%(21명→13명), 화순 28.6%(28명→20명) 등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순천과 목포, 여수 등 시(市)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순천 셋째아 이상 출생아는 146명에서 121명으로 17.1%(-25명) 줄었고, 목포 17.3%(81명→67명), 여수 11.9%(109명→96명) 등을 감소율을 나타냈다. 강진(14명→18명)과 광양(62명→78명), 고흥(20명→25명), 나주(80명→88명), 영암(29명→30명) 등 5개 시·군만 셋째아 이상 출생아가 전년보다 늘었다.

그동안 다둥이는 다복(多福)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부양 부담 때문에 ‘한 명 낳아 키우기도 버겁다’는 가정이 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순천과 화순, 진도에서 일곱째아가 태어났지만, 이듬해 이들 지역에서는 일곱째아 탄생을 볼 수 없었다.

전남도는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다자녀 기준을 두 자녀로 개정해 관련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전남도와 각 시·군은 사업비 1억원을 들여 다자녀 행복카드 가맹점 1200곳을 대상으로 카드 수수료를 감면할 방침이다.

자치단체는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에 달하는 출산지원금 지급 외에도 지역 실정에 맞는 다자녀 출산 장려 시책을 펼치고 있다.

나주시는 세 자녀 이상 가정의 상수도 요금 30%를 감면해주고, 셋째 이후 자녀에 대해서는 네 살이 되는 해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매달 1인당 5만원의 보육시설 교육비를 지급하고 있다. 광양시는 두 자녀 출산 가정에 100만원에 달하는 지역화폐를 두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한다.

함평군은 세 자녀 이상 가정에 5인 이상 승용차 구입비 300만원을 지원하는 ‘다자녀 가정 이동편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둘째 이상 낳으면 카시트 등 4종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는 ‘더(The)행복함’을 준다.

여수시는 다자녀 가정 영유아에 영양제를 추가 지원하고, 셋째아 이상 출산 가정을 대상으로 민간 산후조리원 이용료의 20%를 감면한다.

순천시는 지역기업과 다둥이 가정을 일대일 연결해 매달 10만원을 지원하는 ‘지역기업 다둥이 꿈 키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흥군은 셋째아 이상 2~6세 영유아 가정에 병원비를 최대 50만원 지원하고, 진도군은 ‘다둥이 가정 축하물품’과 ‘유산균·아토피 화장품 등 해피박스 지원’(둘째아 이상) 사업을 벌이고 있다. 담양군은 영유아 안전장비 구입비로 둘째 15만원, 셋째 30만원, 넷째 이상 50만원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수시·담양군 ‘다자녀 기저귀 지원’, 순천시 ‘세 자녀 이상 한방첩약 지원’(40만원 상당) 등도 있다.

구례에서 네 자녀 가정을 꾸린 조창근(46)·김슬지(37)씨 부부는 “일과를 마친 뒤 아이들과 산책하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다”면서도 “감당하기 힘든 보육비용과 사교육비, 턱없이 부족한 의료 기반시설 때문에 다섯째 출산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조씨 부부는 “세 살배기 아들이 다쳤을 때 곡성은 물론 순천에서도 마땅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전주까지 가서 치료를 받은 악몽이 생생하다”며 “현금성 지원보다는 아이를 안전하게 낳고 기를 수 있는 산부인과와 소아과 병원을 마련하고, 급할 때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보육 여건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민 전남연구원 박사(부연구위원)는 “전남에서는 학원비의 10%를 깎아주는 ‘다자녀 행복카드’와 육아용품 구입비 50만원 지원, 주택 대출이자 일부 지원, 자동차 취득세 감면 등 다자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면서도 “2008년부터 시행한 ‘다자녀 행복카드’는 지원의 효과성을 평가할 시기가 됐으며, 전남형 다자녀 지원을 특화하기 위한 세밀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 전남은 다른 지원사업에 비해 다자녀 지원 시책은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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