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정신적 손해배상 위자료가 법원에 따라 최대 4배 가까이 차이가 나 형평성에 문제<9월 30일자 광주일보 6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사한 사안을 두고 위자료 산정 기준에 따라 광주법원이 서울법원보다 위자료 산정을 작게 하는 것은 형평성과 법원 신뢰도 차원뿐 아니라 5·18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상실감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대전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승원(경기 수원갑) 의원은 “법원마다 5·18 민사소송 위자료 인정 액수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박병태 광주지법원장에게 “서울중앙지법은 5·18 유공자 손배 위자료를 9000만원 인정하는데, 광주지법은 2300만원 정도만 지급해 법원마다 2~4배 차이에 대한 피해자들의 호소가 있다”면서 “광주지법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느냐”고 질의했다.

김 의원의 질의에 박 지법원장은 “개별사건 위자료 액수에 대해 답변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동일 사안에 유사한 위자료가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 지법원장은 “광주지법은 민사재판 실무 개선위원회 등 각 재판부 소통을 통해 위자료 인정 액수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다른 법원의 사례나 항소심 판단을 참고해 (위자료 인정 액수에 대해) 지방법원에서 논의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가 인정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의 5·18민주화운동 위자료 액수 산정 기준을 보면 5·18 당시 사망자는 4억원으로 광주법원에서 인정되고 있는 사망자 위자료 기준(2억원)보다 두 배 많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을 당한 경우에는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똑같이 국가범죄에 의한 피해를 입었는데 소송을 서울법원에 제기하는 것이 광주법원에 제기하는 것보다 2~4배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5·18 당사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공법단체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입장문을 통해 “1980년 국가의 불법적인 행위와 인명살상, 인권탄압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5·18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과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배상액 차이는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주고 있으며, 이는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2차 가해라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단체는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 배상을 받는 과정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절대 안 되며, 국가에 의한 책임 있는 배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배상 판결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지 않도록, 국가와 사법부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배기열 광주고법원장에게 “제주 4·3 사건 재심이 광주고법과 제주지법 중 어느 곳에서 재판해야 하는지 신속히 결정하지 못해 2년여간 재판 개시가 지연됐다”며 “신속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해남·완도·진도) 의원은 배 고법원장에게 헌법재판관 후보로 민주당이 추천할 것으로 알려진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10월 17일자 광주일보 6면>에 대해 “김 부장은 잘하고 계시냐. 굉장히 청렴하고 좋은 양반으로 알고있는데 평가 한번 해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대전고검에서열린 광주고검 국정감사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법률 자문을 한 검사에 대한 감찰 또는 징계 여부를 묻는 질의도 나왔다. 검찰은 “감찰은 비공개가 원칙이라 (감찰여부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