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너무나 몰랐던 우리의 이웃- 한국말 좀 가르쳐 주세요
2008년 01월 21일(월) 11:06 가가
“빨리 빨리… 야 임마 … 한국말은 막말밖에 없나요”
“한국 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은 ‘빨리 빨리’에요” “머리를 자르고 싶어도 어떻게 잘라달라는 말을 못해 미용실을 못 가요”
매주 일요일 오후가 되면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무등교회는 ‘특별한’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로 바뀐다. 이 학생들은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소장 이철우 목사)가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어 노동자들이다.
스리랑카, 필리핀, 파키스탄 등 저마다 국적은 다르지만 ‘코리안 드림’이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20일 오후, 이 교실에서는 13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앉아 서툰 한국말로 ‘가나다라…’를 따라하면 한국어 기본 어휘를 익히고 있었다.
이제 한국어 첫걸음을 시작한 이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강사가 가리키는 한글을 열심히 따라 읽으면서 배운 글자들을 한 글자씩 노트에 써보느라 여념이 없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온 지 1년이 조금 넘은 나르끄(25)씨는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만 배워서 한국으로 왔어요. 직장에 처음 와서 일할 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일을 잘못하면 혼나요”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도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나르끄씨는 공장에서 ‘주방 이모’에게 한국말을 배워 지금까지 한국인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다고 한다.
이날 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김정희(여·44·첨단초등학교 교무부장) 교사는 “글로벌 시대라는 것을 여기 와서 느낄 수 있었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와 각각의 수준에 맞는 교재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007년 말 광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1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은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와 외국인근로자선교회(석창원 목사)가 주 1∼2회씩 운영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사업주가 ‘임마’라고 부르는 것을 ‘아들’이라는 뜻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말해 이들이 넘어야 할 만만치 않은 장벽은 바로 언어였다.
특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여도 문제를 풀기도 쉽지않다.
광주로 오기 전 대전의 한 공장에서 일했던 알렉스(24·파키스탄)씨는 “‘이리 오라’는 공장 사장의 말을 ‘저리 가라’는 말로 받아들여 반대로 행동했다가 말을 안듣는 다며 맞았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교도라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알렉스씨가 공장에서 회식 때 업체 사장이 준 삼겹살을 먹지 않아 사장과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성의를 무시한다고 생각을 했던 사장은 결국 화를 냈고 종교적인 문제임을 설명할 수 없었던 알렉스씨는 오해를 풀지 못한 채 공장을 그만 두었다.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생기는 갈등 때문에 한국인 고용주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최모(56·광주시 광산구 신창동)씨도 “일이 힘들고 위험하다 보니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말이 안 통해 일을 시켜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고 엉뚱하게 일을 처리할 때도 있어 성에 차지 않을 때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조용석 상담원은 “임금체불 다음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갈등에 대한 상담이 많다”면서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역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
매주 일요일 오후가 되면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 무등교회는 ‘특별한’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로 바뀐다. 이 학생들은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소장 이철우 목사)가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어 노동자들이다.
스리랑카, 필리핀, 파키스탄 등 저마다 국적은 다르지만 ‘코리안 드림’이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어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20일 오후, 이 교실에서는 13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앉아 서툰 한국말로 ‘가나다라…’를 따라하면 한국어 기본 어휘를 익히고 있었다.
이제 한국어 첫걸음을 시작한 이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강사가 가리키는 한글을 열심히 따라 읽으면서 배운 글자들을 한 글자씩 노트에 써보느라 여념이 없다.
스리랑카에서 한국으로 온 지 1년이 조금 넘은 나르끄(25)씨는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만 배워서 한국으로 왔어요. 직장에 처음 와서 일할 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일을 잘못하면 혼나요”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도 한국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나르끄씨는 공장에서 ‘주방 이모’에게 한국말을 배워 지금까지 한국인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다고 한다.
이날 센터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한 김정희(여·44·첨단초등학교 교무부장) 교사는 “글로벌 시대라는 것을 여기 와서 느낄 수 있었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와 각각의 수준에 맞는 교재 개발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007년 말 광주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1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실은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와 외국인근로자선교회(석창원 목사)가 주 1∼2회씩 운영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사업주가 ‘임마’라고 부르는 것을 ‘아들’이라는 뜻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다고 말해 이들이 넘어야 할 만만치 않은 장벽은 바로 언어였다.
특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여도 문제를 풀기도 쉽지않다.
광주로 오기 전 대전의 한 공장에서 일했던 알렉스(24·파키스탄)씨는 “‘이리 오라’는 공장 사장의 말을 ‘저리 가라’는 말로 받아들여 반대로 행동했다가 말을 안듣는 다며 맞았다”고 말했다.
또 이슬람교도라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알렉스씨가 공장에서 회식 때 업체 사장이 준 삼겹살을 먹지 않아 사장과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성의를 무시한다고 생각을 했던 사장은 결국 화를 냈고 종교적인 문제임을 설명할 수 없었던 알렉스씨는 오해를 풀지 못한 채 공장을 그만 두었다.
문화적인 차이와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생기는 갈등 때문에 한국인 고용주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자동차 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최모(56·광주시 광산구 신창동)씨도 “일이 힘들고 위험하다 보니 사람을 구할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며 “말이 안 통해 일을 시켜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고 엉뚱하게 일을 처리할 때도 있어 성에 차지 않을 때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 조용석 상담원은 “임금체불 다음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갈등에 대한 상담이 많다”면서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역 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