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너무나 몰랐던 우리의 이웃] ④ 저임금의 고통, 사고의 공포
2008년 01월 27일(일) 19:03 가가
시간당 1,700원 … 12시간 중노동 위험 투성이 작업장 늘 ‘아슬아슬’
‘코리안 드림’을 찾아 우리나라로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은 고단하고 힘들다. 이역만리 타향에서 의지할 곳도 없이 내국인이 기피하는 일을 도맡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저임금과 각종 안전사고, 열악한 복지 환경 뿐이다.
특히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3D업종’에 종사하는 데다 고된노동과 안전교육 미비 등으로 인해 ‘안전사각 지대’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산업현장 곳곳에서 만난 이주노동자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가 일하는 기곈가요?’라고 말문을 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광주·전남에서 ‘E9(비전문취업)’이나 ‘H2(방문취업)’비자 등을 통해 산업현장에 취업한 이주노동자는 총 6천400여명. 광주 2천700명을 비롯, 목포권(1천746명), 순천권(746명) 등 광주·전남 전역에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소위 ‘3D업종’에 근무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동포와 함께 베트남·방글라데시·네팔·파키스탄·우크라이나·미얀마·캄보디아·이란 출신의 종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각종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9월까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산재로 승인된 광주의 외국인노동자는 모두 45명. 이들 대부분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3D업종’ 근무자인 데다 언어소통 문제로 인해 안전교육도 없이 각종 산재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또 내국인에 비해 산재 승인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데다 보상금 산정도 출신 국가의 환율기준을 적용하는 등 ‘안전 사각’과 ‘사회적 차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미등록노동자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주씨 처럼 불법체류자가 될 경우 치료비는 물론,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재보험은 현행 법상 미등록노동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실제 보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산재보험에 의해 보상을 받는 순간 출입국관리소에서 신분이 노출돼 강제추방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불법체류자가 전체 근로자의 3분의 2 수준인 4천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지역 내 산재 노동자는 1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일터는 ‘3D업종’ 중에서도 ‘3D’로 꼽힌다. 노동자 대부분이 위험한 건설현장 및 기계설비 공장에서 일을 하는 데다 악취와 분진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적절한 보호 장비는 없다.
실제 지난해 4월에는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건축현장에서 몽골출신의 욘돈(34)씨가 승강기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다 추락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형편없이 낮은 임금구조도 문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 근무가 보장돼 있지만 12시간씩 일하는 때도 비일비재하다. 상당수 노동자들이 시간당 1천700∼3천500원을 더 벌기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작업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휴일도 없이 한 달을 꼬박 일할 경우 받는 돈은 70만∼1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낮은 임금 조차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도 여전히 많다. 광주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에서 임금을 체불한 업체는 28개 사업장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총 6천58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가 43명의 이주노동자로부터 진정 및 고소를 당했다.
더구나 불법체류자의 체불까지 포함할 경우 임금을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이보다 배 이상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이주노동자에 대한 ‘업종 변경’ 불가 규정도 이들의 불법체류와 산재를 부추기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 체류기간인 3년간 3번 정도의 이직이 보장된다. 그러나 제조·건설·서비스·농축산·어업 등은 타 업종으로 이동이 불가능해 이주노동자 ‘이탈’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숨진 중국동포 김모(53)씨가 이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그는 건축업 비자로 들어와서 양식장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검거된 뒤 추방을 앞두고 변을 당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래 지난해 1월까지 회사 부도나 임금체불 등으로 사업장 변경신청을 한 이주노동자는 3만1천400명이며, 이 가운데 3천500여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choice@kwangju.co.kr
특히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들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3D업종’에 종사하는 데다 고된노동과 안전교육 미비 등으로 인해 ‘안전사각 지대’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산업현장 곳곳에서 만난 이주노동자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가 일하는 기곈가요?’라고 말문을 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광주·전남에서 ‘E9(비전문취업)’이나 ‘H2(방문취업)’비자 등을 통해 산업현장에 취업한 이주노동자는 총 6천400여명. 광주 2천700명을 비롯, 목포권(1천746명), 순천권(746명) 등 광주·전남 전역에서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소위 ‘3D업종’에 근무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동포와 함께 베트남·방글라데시·네팔·파키스탄·우크라이나·미얀마·캄보디아·이란 출신의 종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각종 안전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9월까지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산재로 승인된 광주의 외국인노동자는 모두 45명. 이들 대부분은 작업환경이 열악한 ‘3D업종’ 근무자인 데다 언어소통 문제로 인해 안전교육도 없이 각종 산재에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또 내국인에 비해 산재 승인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데다 보상금 산정도 출신 국가의 환율기준을 적용하는 등 ‘안전 사각’과 ‘사회적 차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미등록노동자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주씨 처럼 불법체류자가 될 경우 치료비는 물론,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산재보험은 현행 법상 미등록노동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으나 실제 보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산재보험에 의해 보상을 받는 순간 출입국관리소에서 신분이 노출돼 강제추방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불법체류자가 전체 근로자의 3분의 2 수준인 4천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지역 내 산재 노동자는 100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일터는 ‘3D업종’ 중에서도 ‘3D’로 꼽힌다. 노동자 대부분이 위험한 건설현장 및 기계설비 공장에서 일을 하는 데다 악취와 분진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적절한 보호 장비는 없다.
실제 지난해 4월에는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건축현장에서 몽골출신의 욘돈(34)씨가 승강기 안전시설물을 설치하다 추락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형편없이 낮은 임금구조도 문제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하루 8시간 근무가 보장돼 있지만 12시간씩 일하는 때도 비일비재하다. 상당수 노동자들이 시간당 1천700∼3천500원을 더 벌기 위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작업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휴일도 없이 한 달을 꼬박 일할 경우 받는 돈은 70만∼1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이처럼 낮은 임금 조차 받지 못하는 외국인들도 여전히 많다. 광주지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에서 임금을 체불한 업체는 28개 사업장에 달한다. 이들 업체는 총 6천580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가 43명의 이주노동자로부터 진정 및 고소를 당했다.
더구나 불법체류자의 체불까지 포함할 경우 임금을 받지 못한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이보다 배 이상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이주노동자에 대한 ‘업종 변경’ 불가 규정도 이들의 불법체류와 산재를 부추기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에 따라 국내 체류기간인 3년간 3번 정도의 이직이 보장된다. 그러나 제조·건설·서비스·농축산·어업 등은 타 업종으로 이동이 불가능해 이주노동자 ‘이탈’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숨진 중국동포 김모(53)씨가 이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그는 건축업 비자로 들어와서 양식장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검거된 뒤 추방을 앞두고 변을 당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래 지난해 1월까지 회사 부도나 임금체불 등으로 사업장 변경신청을 한 이주노동자는 3만1천400명이며, 이 가운데 3천500여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최경호기자 choice@kwangju.co.kr
